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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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의 일생> - 인생의 깊이를 헤아리게 만드는 황홀한 작법서
(2025/12/24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비록 국내 극장에 소개된 건 한 편뿐이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은 올해도 단편과 장편을 가리지 않고 꽤 많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제로 장난감 원숭이에 의해 통제 불가능한 사망 사건이 이어지는 나, 과 마찬가지로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먼'이라는 필명으로 발매한 소설 등이 여러 감독들의 손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진 바 있으니까요. 사실 세 작품 모두 현지에서 썩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그의 소설은 영화로 옮기기.......

<오늘 하늘이 가장 좋아, 라고 아직 말할 수 없는 나는> - 실연(失戀)의 실연(實演)이 전하는 통한의 현장감
(2025/12/04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오오쿠 아키코' 감독의 은 극중 등장하는 두 번의 긴 독백을 랜드마크 삼아 완공되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사짱(이토 아오이 분)'이 자신의 무산된 사랑을 '토오루(하기와라 리쿠 분)'에게 토로하는 중반부 독백과, 다시 '토오루'가 자신의 정제된 감정을 '하나(카와이 유미 분)'에게 전달하는 종반부 방백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영화처럼 보인다는 거지요. 애초에.......

2024년 한국 영화 BEST 10
※ 어제 일종의 예고편을 남기기도 했듯 이건 2024년도, 다시 말해 재작년에 개봉한 작품들의 순위 리스트라는 점부터 언급해 둡니다. ※ 기존에도 전조(前兆)가 전혀 없던 건 아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한국 영화는 팬데믹의 긴 터널을 완벽히 빠져나온 이 2024년도부터 지독한 위기와 마주하게 된 듯 보입니다. 질이 낮은 창고 영화를 어떻게든 털어내려는 몸부림과 그런 긴 대기 줄에 지쳐 새로운 작품에 투자할 수 없던 시장 상황이 맞물려 작금의 상황이 도래한 것이라 봐야 할 테지요. ※ 이 공간을 오랫동안 지켜봐 오신 분들은 어느 정도 짐작하셨을 테지만, 사실 저는 무언가의 순위를 정하는 작업을 꺼리는 타입의 인간입니다. 아마.......

2025년 12월 단상 : 떨쳐내기 힘든 습벽
※ 겨울 분위기가 느껴지는 최근에 찍은 사진 몇 장을 덤으로 곁들여 봤습니다. 1. 오랜만에 차분히 앉아서 맞이하는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조금 여유가 된다 싶으면 한 권이라도 읽고 또 한 편이라도 보려 노력했으니 저는 올해 또한 일 이외의 삶은 취미로 가득 채운 시간이었던 듯싶네요. 개인적으로 '취미'라는 건 일종의 '나르시시즘'에 깊이 관여되어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무언가에 깊이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 때에야 비로소 그 취미에 더욱더 애착이 생기게 된다고 믿고 있다는 거지요. 적어도 저는 퇴근 후에 지친 노구를 이끌고 터덜터덜 극장과 서점을 드나드는 일 그 자.......

<사운드 오브 폴링> - 자진을 강요하는 가혹한 시대 속 인물화
(2025/12/26 :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 올 '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마샤 쉴린스키' 감독의 은 확실히 소화하기 쉬운 인상의 작품은 아닐 겁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시대의 여성을 아주 긴 시간에 걸쳐 담으려는 연출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네들의 인생을 딱히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편집을 선택하고 있진 않아서, 극은 누가 주연인 건지 혹은 어떤 사건이 중요한 건지 도통 갈피를 잡기 힘들 정도로 뒤엉켜 있거든요. 물론 이들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이 하나라는 점에서 풍기는 일종의 일관성이나 일체감이 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