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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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

명품 추리닝|2019년 8월 31일

1994년의 시대상황을 (감독이 가장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중학생 은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분명 시대적으로는 나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나는 대치동의 고층 아파트에 살아본 적도, 콜라텍에 가본 적도, 삐삐라는 물건을 가져본 적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 중산층 은희보다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는 [엄마]를 불렀을 때 항상 나를 바라봐주는 양육자가 있었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내게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은 은희가 절박하게 부르는 그 '엄마'가 자신의 딸을 외면하는 부분이었다. 은희의 모성결핍을 채워주는 인물로 단짝친구 지숙, 남자친구 지완, X후배 유리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나약함과 변덕스러움은 은희에게 또 다른 상처를

벌새

DID U MISS ME ?|2019년 8월 31일

1994년, 중학교 2학년생인 은희는 여러 일들을 겪게 된다. 대학 입시에 목메는 강압적인 교육 환경과 그 사이에서 꽃피우는 연애. 외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족들의 분열. 남자친구의 양다리. 아버지의 외도. 같은 학교 여 후배의 고백. 절친했던 친구와의 절교. 재개발 지구 사람들의 절규. 귀 밑에 난 혹. 새로오신 한문 선생님과의 긴밀한 시간들. 친 오빠의 폭력. 찢어지는 고막. 그 사이에서 보는 환영. 그리고 그들을 잇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하여튼 온갖 파란만장한 일들을 압축 파일 마냥 일 년에 걸쳐 겪게 된 은희의 이야기. 유수의 해외 영화제들에서 스무 개 이상의 상을 받고 박찬욱 감독과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호평까지 끌어내 올해 최고의 데뷔작으로 칭송 받았던 영화. 그

[벌새] 신들이 추락하는 끝자락에서

타누키의 MAGIC-BOX|2019년 8월 30일

포스터에서 드러나다시피 성수대교 사건 즈음, 90년대 풍경을 그려내며 보편성을 들고 온 영화인 벌새입니다. 상도 상이지만 평이 상당히 좋아서 기대했던 작품이고 잘봤습니다만...이 작품에 여성영화라는 생각을 쓰리라 생각하지는 못했기에 아쉬움도 남긴 하네요. 감독의 자전적 부분에서 시작했고 배경때문에 어쩔 수는 없는 면도 있기는 하지만...새로운 신을 맞아들이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되는 시기라 묘하네요. 김보라 감독 본인이 81년생이기도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을 순한맛으로 그려내면 이렇지 않을까 싶기도~ 다만 기대감을 걷어내면 분명 그 세대의 아련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어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감독보다 약간 위로 시대를 설정했는데 중1보단 확실히 중2 정도는 되어야 좀

항거 - 유관순 이야기

DID U MISS ME ?|2019년 3월 4일

보기 어려운 종류의 영화인 것은 맞다.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고 지치는데, 왜 내 돈 주고 두 시간동안 괴롭고 힘들어야 되냐- 정도의 생각이 들만하거든. 유관순 열사 또는 여러 애국지사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관람하는 데에 어느정도의 정신적+체력적 용기가 필요한 종류의 영화처럼 보인다는 것. 하지만 막상 본 영화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전략을 잘 짠 영화였다.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다루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가 펼쳐지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흑백 영화라는 점에서 이준익 감독의 를 떠올리지 않기란 어렵다. 그만큼 제작 규모나 연출의 결이 비슷한 영화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좀 더 좋음. 흔히들 국뽕 영화라 말한다. 애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