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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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머시 : 90분> - 설정의 개연은 몰라도 수사의 밀도만은 제법 높다

<노 머시 : 90분> - 설정의 개연은 몰라도 수사의 밀도만은 제법 높다

(2026/02/06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일단 90분 동안 인공지능(AI) 판사에게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사이버 재판이 열린다는 설정의 개연 자체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진 않습니다. 사실 이 시스템을 통해 처벌된 판례가 그리 많지도 않거니와, 무엇보다 그런 시스템이 적용된 사례 자체에 대한 상세한 묘사 또한 그려지지 않고 있기도 해서, '머시(Mercy)' 제도의 도입이 범죄율의 급감을 가져왔다는 초반부 정보는 누가 봐도 주인공을 재판 의자에 앉히기 위한 우악스러운 계획처럼 체감되는 구석이 있거든요. 쉽게 말해 이 제도의 주창자 중 하나였던 '레이븐(크리스 프랫 분)'이 외려 희생.......

<물의 연대기> - 상처받은 생을 위로하는 물, 치유하는 글

<물의 연대기> - 상처받은 생을 위로하는 물, 치유하는 글

(2026/02/08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는 배우 출신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수준의 준수한 만듦새를 뽐내는 작품입니다. 도입부 자신의 기억이 선형적이지 않다던 '리디아(이모겐 푸츠 분)'의 대사와는 다르게 극은 의외로 체계적인 서사성을 지니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 전개가 무척이나 안정적이지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누군가의 그 사연 위로 이미지나 사운드를 파편적으로 콜라주 하는 편집 역시도 조금도 작위적이지 않습니다. 뭐랄까 이런 방식을 선택한 초보 연출자가 으레 드러내곤 하는 얕은 밑천의 흔적을 이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

<왕과 사는 남자> - 산을 일구는 풍경, 강을 건너는 심정

<왕과 사는 남자> - 산을 일구는 풍경, 강을 건너는 심정

(2026/02/06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마을 사람들이 먹거리가 없어 왁자지껄 노루를 사냥하는 도입부 시퀀스를 보았을 때만 해도 개인적으로는 '장항준' 감독이 이번에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걸친 거라고 보았습니다. 사실 '계유정난' 이후 비극으로 끝을 맺는 '단종애사'는 '웃음'보다는 '울음'을 다루는 기술이 섬세해야만 제대로 된 접근이 가능한 소재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그러니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작위적으로 쥐어짜내던 이 오프닝 시퀀스는 '이제부터 이 이야기는 시종 억지스럽게 웃기다가 끝에 가서는 조급스럽게 울리겠.......

<굿 포 낫씽> - 빼꼼히 열린 청춘 사이로 조금씩 새어 나오는 고민과 불안

<굿 포 낫씽> - 빼꼼히 열린 청춘 사이로 조금씩 새어 나오는 고민과 불안

(2026/01/20 : CGV 강변) '미야케 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은 엄밀히 따지자면 극중 별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뭉툭한 서사성을 지닌 작품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눈앞에 들이닥친 성년의 문을 빼꼼히 열어젖혔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확고한 목표나 의지를 가진 건 또 아닌 세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마치 실존했던 연출자 본인의 쓸모없던(やくたたず) 시간 그 자체를 담아낸 그릇처럼 보이기까지 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입학이든 혹은 취업이든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점에서 등 떠밀려 뛰쳐나온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이렇다 할 이야깃.......

2026년 2월 관람 예정 영화

2026년 2월 관람 예정 영화

※ 업무와 일상을 핑계로 아직 1월에 관람한 작품들의 기록조차 다 끝내지 못한 처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시작되어 버린 2월까지 뒤로 미뤄버릴 순 없기에, 이번에도 관람 예정인 영화들을 줄지어 나열해 보려 합니다. [데이빗 프레인] (2026/02/04 개봉 예정) '데이빗 프레인' 감독의 은 '죽음 이후에 이어질 영겁의 세월이 있다면 당신은 기존의 배우자와 또다시 함께 하겠어요?'라는 그간 흔히 들어왔던 익숙한 질문에, '그렇다면 재혼한 사람은 두 명의 배우자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결합해 완성한 작품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