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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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단상 : 내가 영화에 곁들이지 않는 것
0. 아무래도 아주 긴 시간 동안 이 공간을 빌어 내가 얼마나 영화를 깊게 매료되어 있는지를 증명해가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가끔은 애호가들이 으레 몰두하곤 하는 부산물에 저 역시 열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듯싶습니다. 뭐랄까 '저렇게까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와 관계된 다른 것에도 손을 대지 않았을 리 없지 않겠어?'라고 예단하는 경우가 잦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저는 엄밀히 말하자면 영화를 '보는' 시간과 그걸 보고 난 후의 감상을 '쓰는' 시간을 제외하면 이 취미에 거의 인생을 할애하지 않는 쪽에 속합니다. 마침 명절 때 그런 질문을 몇 차례 받은 터라 당시 건넨.......

<여행과 나날> - 영화,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못 보던 풍경을 거니는 아주 간소한 여행
(2026/01/09 : CGV 강변) 서사성이 조금 깊어진 이나 에 비하면 신작인 은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에 치중하는 듯 보였던 '미야케 쇼' 감독의 초기작에 닿아 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일테면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 함께 걸려 있던 데뷔작 처럼, 종국에 다다르면 결국 이 사연이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갖고 있는지 손에 잡힐 듯 보이진 않는 그런 작품에 말이지요. 실제로 '츠게 요시하루'의 두 편의 만화를 극중 작가인 '이(심은경 분)'의 경험을 통해 엮어 놓은 이 영화는 이상하리만치 느긋.......

<끝이 없는 스칼렛> - 용서가 곧 복수로 가득한 세상으로부터 탈출할 열쇠임을 중구난방으로 나불댄다
(2026/01/26 : CGV 야탑) 사실 전작인 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해서 '호소다 마모루'라는 이름에 실리는 무게감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진 않습니다. 와 그리고 를 거치며 쌓아온 그의 인지도는 한두 편의 실패로 '이제는 기량이 예전 같진 않네'라고 부정당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하지만 막상 이번 까지 보고 나니 왠지 모르게 그가 겪고 있는 부진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그건 아마도 이 영화의 단점이 예고편을.......

<넘버원> - 소재와 주제가 조급한 각본을 양쪽에서 팔짱을 낀 채 억지로 끌고 나간다
(2026/02/11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김태용' 감독의 은 '나에겐 앞으로 먹을 수 있는 엄마의 집밥이 과연 몇 그릇이나 남은 걸까?'라는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죽음을 향해 줄어가는 카운트다운이 그녀가 차려준 상을 먹어치울 때마다 하나씩 줄어들어간다는 극중 설정은 꽤나 절묘하게 느껴질 테지요. 뭐랄까 이건 우리는 부모의 수고나 고생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결국 나의 성장은 상대의 죽음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이해에 당도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가깝다고나 할까요. 영화가 끝날 즈음 '은실(장혜진 분)'의.......

<휴민트> - 양측의 부채감을 부추겨 성사시킨 남북 공조
(2026/02/13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극중 '황치성(박해준 분)'이 당시 '하정우'가 연기했던 '표종성'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듯 는 '류승완' 감독 본인의 전작인 의 영향권 내에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그게 이 두 이야기가 직관적으로 얽히며 서로에게 대단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지요. 사실상 이 연결고리는 '표종성'이 일으킨 사건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상황을 통해 이후 벌어지게 될 두 인물의 대립각을 예고하는 용도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니까요. 외려 영화는 타이틀을 '사람에 의한 정보 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