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me Ishm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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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센스, Perfect Sense, 2011
촉각, 미각, 후각, 시각, 청각. 다섯 가지 오감으로 대변되는 이 기능은, 우리가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거나 알아차리는 방식이자 수단이다. 우리는 이것을 감각이라 부른다. 한편 이렇게 수용된 자극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기분이나 마음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감정이라 부른다. 과거 심리학에서는 감각과 감정을 하나로 묶었던 적이 있었을 만큼, 둘의 상관관계는 제법 밀접하다. 물론 감정의 모든 원인이 감각에만 있을 수는 없으며 모든 감각이 감정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감각은 객관적이고 감정은 주관적이라는 말이 있지만 감정은 감각에 비해 그 규정이 더 모호한 영역에 있다. 편의상 감각을 input으로, 감정을 output이라고 생각한다면 문득 궁금해진다. 사랑은 감각일까, 감정일까

싱글 맨, A Single Man, 2009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가 상상하고 콜린 퍼스가 이를 완성시킨 필름. 영화 은 구찌를 지금의 구찌로 만든 톰 포드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독특한 영화가 되었지만 사실은 그보다 콜린 퍼스의 연기력이 그것을 구현하고도 남을 정도로 발휘된 영화이기도 하다. 톰 포드가 구찌를 나온 후 2005년 설립한 ‘Fade to Black’은 영화 제작사였고, 그가 유명한 자신의 선글라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시기도 그 당시였다. 그리고 2009년, 그는 자신이 제작자이자 연출가로 참여한 영화 으로 감독 데뷔를 했고, 그의 이 데뷔작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그는 이 영화의 의상들을 직접 디자인

카운슬러,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마이클 패스밴더에겐 정작 이름이 없다. 변호사처럼 보이지만 그는 영화내내 카운슬러라는 호칭으로 불린다. 난 영화의 주인공이 이름이 없을 때, 그것은 영화의 이야기가 우리 누구에게도 통용될 수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지곤 한다. 영화는 감독 리들리 스콧의 이름보다 각본가 코맥 맥카시의 그림자가 더 짙게 깔려있는 분위기다. 코엔 형제의 영화이자 코맥 맥카시 각본의 를 필연적으로 떠올리게 만드는 멕시코와 미국을 넘나드는 국경의 분위기는, 영화의 시작부터 border라고 명확히 쓰여 있는 도로 표지판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멕시코와 미국이라는 두 공간은, 단순히 다른 분위기의 두 국가, 불법과 준법, 원인과 결과처럼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2005
나는 작년과 올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최신 작품 두편이나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각각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와 로버트 패틴슨의 는, 그러나 공히 실망스러웠다. 나는 80, 90년대의 크로넨버그의 영화들을 모두 보진못했지만, 적어도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이후 그의 영화들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는 라고 여지껏 주장하는 중이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물론 있을 수 있겠다.) 는 총과 유혈과 갱들과 살인이 등장하지만 느와르라기보단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의 전반부는 우리가 이 영화를 일종의 느와르라고 믿어버리게끔 만든다. 영화의 전반부는 서부극의

만추, Last Autumn, 2010
엊그제 2013년 11월 7일은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이었다. 절기의 변화에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지난주는 공식적으로 가을의 마지막 한 주였던 것이다. 게다가 은행잎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는 대학교 캠퍼스의 늦가을 풍경은 제법 괜찮다. 두 공대건물 사이에 양쪽으로 늘어서있는 노란 은행잎들이 가장 보기 좋은 시기가 바로 요즈음이다. 여름과 겨울이 해마다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점점 짧아지는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그 가을이 아무리 짧아진다한들 가을은 여전히 가을만이 갖고 있을 수 있는 정취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정적인 계절. 쓸쓸하지만 동시에 낭만적인 계절. 김태용 감독의 2010년 영화 에서의 안개 낀 시애틀은, 마치 영원히 가을에 머물러있는 도시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