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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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너의 성장이었다, 마티아스와 막심

세상에 어떤 시절은 나와 내가 아닌 너 만으로 채워진다. 학창 시절에 어울리던 친구도, 집에서 마주치는 엄마와 아빠와 다른 가족들도, 결코 타인이지 못한 채 나의 일부가 되는 시절이 있다. 그건 이곳에 태어나 세상에 눈을 뜨던 때이기도 하고, 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학창 시절, 혹은 친구란 상대를 처음으로 알고 내가 아닌 '너'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시간이, 내가 아닌 너로 인해 하나의 세상이 되어버린다. 작지만 완전하고, 불안하지만 자유롭고, 흔들리지만 위태롭지 않은...그 무렵 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자비에 돌란의 새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을 보며, 내가 아는 그 세계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마티아스와 맥과 리베트와 프랑크와 샤리

나를 찾고 나를 떠나는 시간, '블루 아워'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나' 달랑 이 문장 하나였다. 국내에선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지만, 저예산으로, 츠타야 크리에이터 지원 작품으로 만들어진 '블루 아워'를 마음에 새겨놓은 건, 저 '촌스러운' 말 딱 하나 때문이었다. 지난 해 가을 초입,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던 도쿄에서 영화를 보려다 저 예고편의 문장을 만나버렸다. 돌이켜 보면 별로 멋있는 이야기도 아닌데, 그 말이 왜인지 남았다. 당시의 난 나오는 예고편마다 조금씩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약해져 있기도 했는데, 그 말을 기억하고 싶었다.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나' 세상에 어떤 말은 그 순간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도쿄로 상경해 영상 PD로 탄탄한 일상을 사는 주인공 스나다(카호)가 어쩌다 친구 키요우라(심

나를 위한 말이 필요하다, r.i.p 三浦春馬

미우라 하루마의 부고에 적지 않게 놀랐다. 오카다 마사키와 함께 2000년 초반 가장 신선했던 일본 영화의 뉴페이스는 언젠가부터 조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고, 오랜만에 접한 그의 소식은 지난 해 뮤지컬 '킨키부츠'에서의 드랙퀸 로라, 그리고 가수로 데뷔하며 발표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Fight for your heart'였다. 오카다 마사키가 울고있어도 어김없이 말끔하게 눈물을 닦아내는 양지의 얼굴이었다면, 미우라는 아픈 줄 알면서도 자꾸만 끌려가는 석양 무렵의 뒷모습같았다. 그에겐 개봉 예정인 영화 두 편이 있었고, 마지막은 이마이즈미 리키야의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옮겨온 '하나의 작은 밤의 노래(アイネクライネナハトムジーク)'다. 이럴 때 영화는 왜 이리 의미심장한지...한켠에선 히가시데 마사히

D를 생각하는 사람의, 이 시절을 사는 법. 나가오카 켄메이 인터뷰

호텔이 문을 연다. 거리를 두고 온라인에 숨어 대안의 라이프를 모색하는 요즘, 올 여름에 오픈하는 d-JEJU는 똑똑똑, 노크를 하고 찾아올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롱 라이프 디자인’을 이야기하기 시작해 20년, D&DEPARTMENT의 첫 번째 호텔이자 서울 점에 이은 국내 2호점. 창립자이자 디자인 활동가 나가오카 켄메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D&DEPARTMENT JEJU by ARARIO의 프레 오픈 1주일 후, 그와 랜선으로 인터뷰를 나눴다.지난 5월 1일. 나가오카 켄메이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렸다. ‘손님과 같은 사람들’이라는, 꽤나 수상한 제목이었다. 자꾸만 지연되는 오픈에 대한 사과가 담겨있을까 싶었지만, 조금은 아리송한 말들이 적혀있었다. “호텔같은 것,

'말'에서 태어나는 하나의 책방, B&B 우치누마 신타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잡지 ‘뽀빠이’에 연재하던 T셔츠에 관한 글을 모은 에세이 타이틀은 ‘무라카미 T’다. 시부야에서 치즈를 제조하는 ‘시부야 치즈 공방’을 운영하는 후카가와 신지는 모짤렐라에 반해 이탈리아에서 수행을 했고, 그가 운영하는 회사 이름은 ‘주식회사 노비루(伸びる, 늘어나다)’다. 인스타그램이 EC 시장에 거물처럼 등장해버린 지금, 일본엔 좋아요를 의미하는 ‘주식회사 이이네(いいね)’란 회사가 있고, 이쯤 되면 일본의 그 말, 일본어는 좀 부럽기만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어느 가족’의 대사 ‘상처는 언젠가 인연이 된다’는 말도, 고작 한 자 차이의 키즈(キズ)와 키즈나(キズナ)를 떠올리면 보다 자연스레 다가온다. 올림픽을 앞두고 재개발이 한창이던 도쿄, 코로나에 가로막혀 잠시 주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