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떤 시절은 나와 내가 아닌 너 만으로 채워진다. 학창 시절에 어울리던 친구도, 집에서 마주치는 엄마와 아빠와 다른 가족들도, 결코 타인이지 못한 채 나의 일부가 되는 시절이 있다. 그건 이곳에 태어나 세상에 눈을 뜨던 때이기도 하고, 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학창 시절, 혹은 친구란 상대를 처음으로 알고 내가 아닌 '너'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시간이, 내가 아닌 너로 인해 하나의 세상이 되어버린다. 작지만 완전하고, 불안하지만 자유롭고, 흔들리지만 위태롭지 않은...그 무렵 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자비에 돌란의 새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을 보며, 내가 아는 그 세계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마티아스와 맥과 리베트와 프랑크와 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