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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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posts김종관의 '조제'를 기다리며
코로나가 흉흉하던 날, 김종관 감독을 만났다. 그의 촬영차 지방에 있던 탓에 만남은 한 달 즈음 미뤄졌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게 못다한 과제의 겨울인지, 기다리는 계절의 봄인지, 마음은 뒤숭숭했다. 코로나는 어감은 조금 귀엽기도 한데... 세상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곤 한다. 대학을 다니던 시절, 그의 '폴라로이드 작동법'에 여느 누군가와 마찬가지로 몰래 마음을 졸였고, 두 편의 장편에서 마법처럼 잠시 도착했다 스쳐가는 순간의 아름다움이 그저 예뻤다.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며, 나는 꽤 많은 사과를 여기, 저기, 그리고 그곳에도 해야만 했지만, '미안하다'는 말에는 사실 더 많은 미안함이 담겨있다. 날들은 왜인지 자꾸만 그곳에 등을 돌려, 나의 작은 책 두 권도 잠시 멈춰있지만, '조제'를 기다리는
아카데미의 계절, 카사마츠 쇼의 오늘
지난 1월, 2박 3일의 도쿄였지만, 3시 출국, 1시 입국 비행기는 결국 고작 1일짜리 여정이고, 그 와중에 수오 마사유키의 신작은 봤지만, 사카마츠 쇼가 주연한, 여러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나는 몰랐던, 랩퍼 SEEDA의 자전적 영화 '비와 꽃'의 상영은, 하필이면 면접이 한창 진행중인 그 시간이었다. 결코 화려한 외모는 아닌데, 언젠가부터 이런 얼굴은 내게 머무르는 그림이 되어있다. 고등학교 시절의 반쪽 사랑, 그는 노래를 참 잘했는데, 몇 해 전 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을 잘 하는, 두 명의 선수가 그와 닮아 보였다.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아야노 고를 처음 알았을 때, 그의 흐릿한 고독이 좋았고, 오다기리 죠는 그 우울의 화려함이 내겐 조금 어울리지 않았고, 여전히 마음이 기우는 건
내겐 가장 그럴싸한 거짓말, 자비에 돌란의 '마미'
2015년 가상의 캐나다, 새 정부의 집권, 그렇게 도입된 S18 법안. 영화를 볼 때면 나와 닮은 누군가, 혹은 어떤 장면에서 바보같은 망상을 하고는 하는데, 자비에 돌란의 2014년 영화 '마미'를 보며 그 어찌하지도 못하는 사념을 멈출 수가 없다. 다분히 자기 반영적인 스토리의 얼개를 가져와 140여 분의 영화를 만들면서, 자비에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지만, 시작과 함께 제시되는 건 2015년 가상의 캐나다라는 공간. 영화라는 두 자의 프레임은 가끔 그렇게 도망을 치기에 꽤나 유용하 공간이다. ADHD 증후군을 앓는, 아빠의 죽음 이후 이탈을 하기 시작한 16의 소년, 스티브에게 자꾸만 나의 어제,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은 오늘이 스쳐갔다. 이건 어김없이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출구를 찾지 못한 이
멜로는 상실을 낳고 도망간다, 조제의 10년
아직 오지 않은 계절에 오해는 자란다. 오오모리 타츠시의 영화 '일일시호일'에서 페드리코 펠리니의 '길'은 제자리를 찾기까지 10년 넘는 세월이 걸렸고, 김종관 감독의 '폴라로이드 작동법', 그 짧은 단편 정유미의 작은 떨림, 그 안의 숨어있던 찰나의 위험을, 나는 이제야 알아차린다. 영화를 본다는 건 매일같이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돌연 마주한 오래 전 영화에서 나는 종종 숨고싶어 질 때가 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이 말은 의외로 영화에 자주 따라붙는 지루한 변명, 세월, 나이를 탓해보려 해도, 그건 그저 시절의 어긋남, 스쳐 지나버린 날들의 뒤늦은 후회에 가깝다. '조제'의 소식을 듣고, 김종관 감독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이누도 잇신의 벌써 10년이 넘게 흘러버린 나의 청춘의 영화를 본다. 타나베
답장은 필요없어요.
얼마 전엔 이력서를 자필로 쓰다 아홉 장이나 버려버린 나지만, 지나간 어제를 생각하면 왜인지 마음이 편해진다. 아마도 지금은 지금이라 보이지 않는 것들이거나, 이미 결정난 날들의 기억이라서 겠지만, 남기도 돌아온 곳, 그렇게나 바보같던 날들도 조금은 애뜻하다. 어제 밤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라디오를 들으며, 그곳에 출연한 이와이 슌지 감독과의 대화를 들으며, 사람이 숨긴 애처로운 맘들을 여전히 그에게, 그리고 내게도 아마 있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서로 주소를 잘못 찾은 편지의 어긋남, 그런 이야기라 하고, 그 작은 사소한 오해의 드라마는 15년 전 '러브 레터'의 오지 않을 답장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와이 감독 영화는 청초롭고 순백한 설산의 풍경이라기보다, 그곳에 숨어있는 실패하는 마음의 처연한 빛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