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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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 - 흥겨운 성장, 헐거운 연대

<전지적 독자 시점> - 흥겨운 성장, 헐거운 연대

(2025/07/23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인물 설정을 삐뚜름하게 비틀어 놓은 각색에도 불구하고 서사가 가지는 재미만큼은 여전히 각별한 편입니다. 자신이 유일한 독자였던 소설이 눈앞에서 현실로 펼쳐지고 그로 인해 밀려드는 위기를 주연인 '김독자(안효섭 분)'가 기억을 되짚어가며 하나씩 돌파하는 과정 그 자체는 성장물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여력이 제법 튼실하게 잠재되어 있으니까요. 애초에 보잘것없는 존재였던 누군가가 선의와 신뢰를 무기 삼아 성장해 가는 사연에는 대중의 흥미를 돋우는 기본적인 가치가 안배되어 있는 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마치 롤플레.......

2024년 외국 영화 BEST 10

2024년 외국 영화 BEST 10

※ 일단 잘못 보고 들어오셨을 분들을 위해 이건 2024년도, 다시 말해 작년에 개봉한 작품들의 순위 리스트라는 점부터 언급해 둡니다. ※ 이 공간을 오랫동안 지켜봐 오신 분들은 어느 정도 짐작하실 테지만, 사실 저는 무언가의 순위를 정하는 작업을 꺼리는 타입의 인간입니다. 그게 바로 제 개인의 선호를 반복해 물어오심에도 불구하고 작품명을 도열시키는 스타일의 글을 선뜻 내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이 리스트도 결국 수십 차례를 미적거리다가 손을 댄지 거의 반 년 만에 내놓는 포스팅인 셈이니까요. ※ 어쨌든 그래서 이 리스트는 2023년 12월 26일부터 2024년 12월 25일 사이에 개봉 혹은 판매된 영화를 선정 대상으로 하.......

<그 여름의 시간들>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날을 느긋하고 지루하게

<그 여름의 시간들>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날을 느긋하고 지루하게

(2024/10/09 :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이제 앞으로 두 달 후면 또다시 새로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게 될 테니 작년에 그곳에서 만났던 작품들 중 개봉의 가망이 없다고 봐도 좋을 경우는 이젠 슬슬 글로 남겨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사실 당시 휘갈기듯 적어둔 감상평도 정돈된 글로 정착시켜 두지 않으면 결국엔 기억과 함께 죄다 휘발되어버리고야 만다는 걸 저는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이미 학습한 바 있거든요. (물론 이 또한 '기록 중독자'의 덧없는 집착에 불과하다는 것도 충분히 잘 알고 있지만요.) 하지만 글의 초입에 이.......

<논나> - 가족애라는 뻔해도 묵직한 맛

<논나> - 가족애라는 뻔해도 묵직한 맛

(2025/07/18 : 넷플릭스)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는 모성애나 가족애라는 뻔한 주제를 잔뜩 담아 뭉근하게 끓여 낸 작품이라 요약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영화는 완급이나 등락을 이끌어낼 별다른 조미료도 치지 않은 채 그저 소재가 천천히 익어 자신의 기량을 모두 토해 놓을 때까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에만 애를 쓰고 있는 듯 보이니 말이지요. 그래서 서사 어느 지점에 손을 넣어 봐도 죄다 엇비슷한 온도가 체감되는 이 비법 레시피는 경우에 따라 장점으로 여겨질 여지가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단점으로 곱씹힐 구석이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평균을 뛰어넘는 풍미를 추구.......

2025년 7월 단상 - 낭만과 야만 사이에서

2025년 7월 단상 - 낭만과 야만 사이에서

1. 몇 달 전 자주 찾던 극장 하나가 문을 닫았습니다. 사실 영화를 즐기는 일을 아주 긴 시간 동안 취미 삼아 하고 있다 보니 극장이 문을 닫는 이와 같은 광경을 처음 접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문화 자체가 쇠락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랑 맞물려서인지 왠지 모르게 그 뒷맛이 영 씁쓸하네요. 어쩌면 그건 이 상영관이 자택과 직장 사이 아주 절묘한 곳에 위치한 시설이어서 더욱 그랬던 건지도 모릅니다. 저는 "가장 좋은 극장은 어떤 곳인가요?"라는 질문에 늘 "내 생활 반경 내에 가까이 입지해 있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곳이에요."라고 대답해 오던 사람이었거든요. 2.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계속해서 적자 경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