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의 숨어있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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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조각들

상암동 조각들

상암동에 최근 작업실을 얻게 된 언니를 따라, 나도 그 방에 꼽사리 끼게 되었다. 무릎담요와 머그컵 등을 가져다 놓고, 아직 난방이 안되는 작업실을 나와 집으로 가면서 동네 구경을 했다. 몇년 전만 해도 CJ E&M 건물이 가장 빛났고, 온통 공사장투성이던 그 동네는 지금 제2의 여의도로 거듭나는 중이다. 시사교양국도 해체하고 도대체 어쩌려는지 모르는 MBC는 엄청난 빛의 향연과 어마어마한 여러동의 건물로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상암동으로 왔다. 그 앞에는 YTN 건물이 서 있고, SBS 역시 함께 있다. CJ에서 길을 건너면 JTBC와 KBS미디어 건물이 서 있다. 여의도 시절보다 규모도 훨씬 커졌고, 화려해졌다. 특히 밤을 밝히는 각 방송사의 외부 전광판과 불빛을 뿜어내고 있는 조각들이 인상적

파주 영어마을 _ 사진 찍기 좋은 곳

파주 영어마을 _ 사진 찍기 좋은 곳

파주 책의 숲에 이어 들린 곳이 영어마을이다. 애도 아니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닌데 왜 영어마을에 가냐고 하니까 세트장처럼 예쁘게 꾸며놓고 사진 찍는 곳이라고 한다. 입장료 없냐니까 가봐서 있으면 보지 말고 돌아오자고 한다. 그래서 줄레줄레 따라갔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도 없었고, 주차장도 널널했다.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들어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철지난 영화세트장. '마을'답게 햄버거 가게, 유치원, 우체국, 카페, 시청, 콘서트홀 등등이 다 갖춰져 있었지만 문이 열려있는 곳은 없었고, 바람만 황량했다. 가게들이 모여있는 메인스트리트 말고는 언덕배기 곳곳에 기숙사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그 수많은 기숙사에도 사람 그림자는 없었다. 공포영화 찍으면 어울리겠다 싶을 정도. 도대체

파주 책의 숲 _ 책의 무덤 혹은 인테리어

파주 책의 숲 _ 책의 무덤 혹은 인테리어

백수 특권으로 평일(그것도 월요일) 낮에 파주 놀러갔다왔다. 먼저 출판도시의 '책의 숲'에 들렀다. 예전에 200번 버스 타고 가서 노트북 펴놓고 작업했던 출판인협회 1층 로비에 만들어져 있었다. 처음 만들 때부터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부딪쳤고, 책을 읽으라는 게 아니라 사진 찍어서 블로그 올리라고 만든 거 아니냐는 힐난을 받던 곳이다. 가보니 과연 그러하다. ^^;; 여긴 도서관이나 북카페라기 보단 인테리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책 기증을 받아 천장 끝까지 꽂아놨는데, 그나마 출판사에서 기증한 것들은 좀 나은 편이고, 교수들이 기증한 도서를 보니 기가 딱 막혔다. 1960~70년대 책, 전집류, 원서...뭐 하나 뽑아내서 읽고 싶은 책이 없었다. 이 섹션 보면서 "여긴 대학교수들이 자기들 서재

지난 드라마와 보는 드라마 잡담

과 이 끝났다. 재밌게 봤는데, 정리할 시간을 넘겨 그냥 둘까 하다 몇자만 끄적여본다. 마지막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사는 성준이 누워서 뱉었던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는 없어"라는 말이었다. 완벽해보이는 한여름과 남하진의 연애에서 가장 이상했던 건 서로의 과거(혹은 비밀)를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보통의 드라마에는 그 비밀이 오해를 낳고 갈등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 드라마도 그렇게 갈 거라 생각하고 봤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 정도도 이야기 못할만큼 이들의 관계는 살얼음(이 이야기를 하면 그녀가 날 떠날지도 몰라 & 어쩐지 그에게는 이런 내 치부 말하고 싶지

신해철과 나

일요일, 홍대 앞의 어떤 건물을 지나가다가 불현듯 "신해철은 괜찮을까?" 했다. 같이 걷던 친구는 "갑자기 왠 신해철?" 했다. 그 건물에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고스트 스테이션 공개방송이 펼쳐지곤 했었고,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기를 기다리던 곳이었다. 쓰러져 실려갔다는 기사를 볼 때 부터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신해철이, 그 마왕이 의식없이 며칠씩 누워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 며칠 사이에 그 건물을 지났고, 아마 그때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어제 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던 건 그 덕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밤에 친구가 술 한잔 걸친 채 전화를 걸어왔고, 나는 "신해철이...갔어" 했다. 주변의 차소리 때문에 내가 뭐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