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Posts
298 posts
불꽃
"뜨고 싶어, 뜨고 싶어, 뜨고 싶어." 두 남자가 외친다. 자전거로 도로를 달리며 힘차게 소리친다. 개그맨 마타요시 나오키가 쓴 중편 소설 의 주인공 도쿠나가(하야시 켄토)와 야마시타(이노시타 요시이)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인터넷과 NHK에 방영중인 이 작품은 오와라이 개그맨들이 성공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강약 템포를 조화롭게 섞어 그려낸다. 실패와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을, 좌절 뒤 작은 성공을 맞보는 순간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일본에선 개그란 말 대신 '오와라이', '만담'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츠코미(때리는 쪽), 보케(맞는 쪽)가 콤비를 꾸려 말로 주고 받는, 때리고 맞는 개그를 가리킨다. 드라마는 오와라이, 만담을 상연하는 장면 외에도 대

지나간 일기(3)
아침에 일어나 사과를 먹는다. 운동을 하며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타며 TV 뉴스를 보고 약을 먹은 뒤 신문을 훑는다. 뒤이어 일본어공부와 영어공부. 거의 변하지 않는 하루 일과다. 가끔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기도 한다. 이렇게 다 해도 반나절이 지나지 않는다. 기약 없는 집 안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가 않다. 가끔씩 외출을 해도, 종종 영화를 봐도, 좋아하는 까페인 비하인드엘 가도 결국은 다시 하루 종일 집안 생활로 복귀해야한다. 기운이 빠진다.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얼굴에 뭐가 났다. 상반신엔 좀살같은 것들이 자꾸만 돋아난다. 그리고 이게 미치도록 가렵다. 아직도 다리가 아프고 가끔은 허리까지 삐걱인다.여전히 하품의 횟수도 많다. 이러한 생활은 대체 언제쯤 끝이날까. 얼굴에 난

오버 더 펜스
삶이 움직이지 않는다. 열심히 살지만 나아가지 않는다. 직업 훈련 학교에서 목수 일을 하는 시라이와(오다기리 죠)는 평범한 남자다.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결혼했으며, 평범하게 아이까지 가졌다. 집업 훈련 학교의 교사 말대로 '어중간한 것'이 시라이와의 삶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삶. 그에겐 목표도 의욕도 희망도 없다. 끼이익. 끼이익. 새 소리가 난다. 양 팔을 들고 머리를 흔든다. 도로 한복판에서 여자는 기이한 행태를 보인다. 죽은 듯이 살았다는 사토시(아오이 유우)다. 낮에는 놀이 공원, 밤에는 캬바쿠라에서 일하는 그녀는 다이시마(마츠다 쇼타)의 말대로 쉽게 할 수 있는 여자고, 몸이 썩을 것 같다며 남이 있든 없든 싱크대에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하는 여자다. 기괴한 광시곡을 훑는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이후 5년만에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연출한 영화. '일본의 배우이자 트랜스젠더인 마지기나 나츠키가 사춘기일 때 엄마가 '가짜 젖'을 만들어 줬다'라는 기사를 본 오기가미 나오코가 이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그 엄마를 만나 취재해 영화로 엮어냈다. 뜨개질이 모티브가 됐고, 이쿠타 토마가 트랜스젠더 리코를 연기했다. 스토리는 육아를 포기한 언니의 딸을 자신이 키우려고 하는 청년에 집에 리코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상냥한 착한 영화인 것 같다. 에서 최초로 '파트너십 증명서'를 도입한 시부야가 추천영화로 선정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테디 심사위원 특별상, 관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오늘 자 중앙일보에 기사가 있었다. 어제 열린 시사회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어 나가던 중 한 덩이의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감독과 이별한 영희는 거리를 걸으며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 홍 감독의 페르소나로 보이는 상원 역시 안톤 체호프의 단편 '사랑에 관하여'의 한 대목을 영희에게 읽어주며 슬퍼한다. "사랑할 때 그리고 그 사랑을 생각할 때는 일상적인 의미에서의 행복이나 불행, 선행이나 악행보다 더 고상한 것, 더 중요한 것에서 출발해야 하며, 아니면 차라리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 때 알았습니다."' '영희는 거리를 걸으며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다'는 구절에서 이 영화의 형상이 얼추 떠올랐다. 홍상수 영화에서 인물들
![[굿즈] 웹툰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트럼프 카드 : 아는 장면이라도 플레잉 카드로 수집하는 이 맛](https://img.zoomtrend.com/2026/06/05/1780650880-SE-1c22cf84-12af-4fb2-95c5-c6354bd47dfd.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