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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마츠 소스케

이케마츠 소스케

영화 를 보면 한 배우에게 눈길이 갔다. 주인공인 모토키 마사하루, (단 두 장면에 나오는) 후카츠 에리, 그리고 타카하루 피스톨이 아니다. 내가 마음을 준 건 주인공 사치오의 매니저 역인 이케마츠 소스케다. 이케마츠 소스케를 처음 본 건 다이빙 클럽 청춘의 이야기 에서였다. 그리고 이후에는 드라마 몇 편의 몇몇 장면에서만 그를 보았다. 그는 이후 이시이 유아 감독의 을 찍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에도 나왔다. 단 몇 번의 마주침 이었지만 그가 내 기억에 진득하게 들러붙은 건 그의 퍼석퍼석한 머리 스타일 때문이었다. 파마를 한 번 한 뒤 전혀 관리 하지 않은 것 같은 헝크러진 머리는 그의 부드

아주 긴 변명

아주 긴 변명

영화 공간 주안에서 영화를 봤다. 주안은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자주 왕래하던 동내다. 거리는 거의 변한 게 없었다. 여기저기 나이트 전단이 나뒹굴었고 도로 인도 할 것 없이 거리는 지저분했다. 여고생들이 욕을 하며 담배를 피는 풍경도 변함 없었다. 한때 중심지 였던 지역의 쇠락한 오늘을 보는 기분이었다. 극장 역시 오래된 느낌이 들었다. 생긴 지 몇년 되지 않은 걸로 알고있지만 오래된 극장에 온 것 같았다. 그래도 인천에서 CGV를 제외하고 인디, 아트 영화를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곳이다. 오래되지 않았지만 오래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아마도 영화가 지닌 정취가 무게를 더해서일 것이다. 영화는 사고로 아내 나츠코(후카츠 에리)를 잃은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와 같이 목숨을 잃은 나츠코의 친구 유키

새 날

새 날

아침에 일어나 사과를 먹는다. 운동을 하며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타며 TV 뉴스를 보고 약을 먹은 뒤 신문을 훑는다. 뒤이어 일본어공부와 영어공부. 거의 변하지 않는 하루 일과다. 가끔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개기도 한다. 이렇게 다 해도 반나절이 지나지 않는다. 기약 없는 집 안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가 않다. 가끔씩 외출을 해도, 종종 영화를 봐도, 좋아하는 까페인 비하인드엘 가도 결국은 다시 하루 종일 집안 생활로 복귀해야한다. 기운이 빠진다.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얼굴에 뭐가 났다. 상반신엔 좀살같은 것들이 자꾸만 돋아난다. 그리고 이게 미치도록 가렵다. 아직도 다리가 아프고 가끔은 허리까지 삐걱인다.여전히 하품의 횟수도 많다. 이러한 생활은 대체 언제쯤 끝이날까. 얼굴에

입생 로랑 아무르

입생 로랑 아무르

지나간 날들을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수박을 사들고 걸었던 합정동 거리를, 시골밥상을 거쳐 르 알라스카에서 방을 사갔던 신사동 시절을, 새벽같이 일어나 지하철 로케 촬영을 하고, 개미 사진을 코팅지에 프린트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촬영을 진행했던 날들을. 2년 전 비오는 여름 성북동 한옥에선 틸다 스윈튼 인터뷰를 했고, 한 해 전 이른 여름엔 포틀랜드에서 20여명의 포틀랜드 사람들과 교류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이런 시절과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더불어 다시 글 쓰는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물음표가 서성인다. 많이 아쉽고 미련이 남지만 이제 이별을 해야 하는 건가 싶다. 어쩌면 이런 좋은 시절을 이제는 보내줘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마음이 쓰리다. <입생 로랑

미야쟈키 하야오의 시작

미야쟈키 하야오의 시작

3년 전 미야자키 하야오는 은퇴를 선언했다. 더 이상 수십명의 스태프를 이끌고 작업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지난해 그는 단편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그것도 CG로 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CG는 커녕 컴퓨터도 사용하지 않는 애니메이션 작가다. NHK에서 제작 방영한 다큐멘터리 는 그가 은퇴 이후 단편을 결심하고 제작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이 움직였던 대목은 그가 인공지능으로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과 처음 대면한 장면이다. 그는 머리로 움직이는 CG 캐릭터를 보고 "불쾌하다. 이런 걸 만드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아픔을 모르고 이런 걸 만들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의 아날로그 철학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