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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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발꿈치를 들어 창을 내다본다. 화사한 햇빛이 발 밑에 그림자를 내민다. 밖으로 나가고 싶지만 그러지 아니하고 조심스레 발꿈치를 다시 내려놓는다. 이집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엄마 케이코(유)는 이사를 한 첫 날 '이 집의 룰'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일러준다. 하나, 큰 소리를 내지 않기. 둘, 밖에 나가지 않기. 그러니까 인기척을 내지 않기. 애가 넷이나 딸린 편모 가정이란 게 알려지면 내쫓길까 겁이 나서다. 케이코는 시게루(기무라 히에이)와 유키(시미즈 모모코)를 무려 수트케이스 안에 넣어 이사를 했다. 아빠는 장기 출장중이라고 거짓말하고, 자식은 큰 아들 아키라(야기라 유야)뿐이라며 이웃을 속인다. 아빠는 다 다르고, 출생 신고는 되지 않았으며, 수트케이스에 실려 이사를 다니는 아이들. 이들은 사

그래도 살아간다
1996년 여름, 하늘을 날던 연이 서서히 추락한다. 일곱살 소녀가 살해당하는 순간이다. 사카모토 유지 작가의 드라마 는 잔인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중학생 켄지(카자마 슌스케)가 호숫가에서 연을 날리며 놀고 있던 친구의 여동생 아키(신타 마키)를 무참히 때려 죽인다. 이 때 아키의 오빠 히로키(에이타)는 친구와 에로 비디오를 돌려보고 있고, 아키의 아빠 타츠히코(에모토 아키라)는 게임 센터에서 파친코에 여념이 없다. 아무도 모르는 새 한 소녀가 목숨을 잃는다. 딸을, 여동생을 지켜주지 못해 슬픔이 사무친다. 드라마는 이후 15년 후로 이동한다. 피해자의 가족은 아픔을 묻거나 잊지 못해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가해자의 가족은 악의성 장난 전화에 시달리며 괴로운 나날을 이어간

녹색 광선
델피느(마리 리비에르)는 우울하다. 친구들과 가기로 했던 휴가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른다. 엄마, 언니와 아일랜드에 갈 수 있지만 추워서 가지 않고 단체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며 거절한다. 혼자 가는 건 해봤지만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니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이렇게 그녀가 결정 장애를 겪는 건 그녀의 도무지 알 수 없는 성격 탓이다. 그녀는 새로운 만남을 원하지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사람들과 함께여도 소외감을 느낀다. 가진 것도 없고 뭘 가졌는지도 모르는데 자꾸 뭘 보여달라고 하냐며 질문에 괴로워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가 다 포기하고 파리 방구석에 머무는 건 아니다. 그녀는 친구 프랑소와즈의 권유로 노르망디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그녀는

한세주의 싸가지없음에 대하여
반말을 한다. 고개를 45도 각도로 치켜들고 바라본다. 양손은 주머니에 찔러넣지 않으면 허리를 짚고,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능구렁이 짓을 한다. 이번 주 금요일 시작한 는 유아인이 연기하는 한세주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드라마는 현실에선 1도 없을 것 같은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그 모양새가 거의 만화다. 호텔 스위트 룸 능가하는 주인공의 저택부터 정원에서 사육되는 사슴들, 뉴욕과 런던, 파리 등을 돌며 사인회를 한다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등장과 역시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까지. 이러한 설정들은 이야기를 현실에서 이만큼 떨어뜨려 놓는다. 그만큼 이입도 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에서 (아직 2회까지밖에 방영이 안됐지만) 이야기는 한세주에

분노
컴컴한 새벽 단층 주택가 사이를 자전거 한대가 지나간다. 누가 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풍경. 이상일 감독의 시작 장면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는 부부 살인사건으로 극의 막을 연다. 바닥과 벽이 피칠갑이 된 집, 욕조 안팎에 널부러진 시체. 잔인하고 처참한 살해 현장에는 분노(怒)란 글자 단 하나가 쓰여있다. 이후 영화는 살인범을 찾는 이야기를 쫓아간다. 오키나와 호시 섬에 돌연 나타난 타츠야(모리야마 미라이), 2개월 전 치바 항구도시로 이주한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 그리고 정처 없이 도쿄의 신츄쿠 니쵸메를 헤매는 나오토(아야노 고)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영화는 서로 다른 세 공간의 서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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