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크로넨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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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The Fly (1986)

플라이 The Fly (1986)

멧가비|2016년 9월 23일

"파리 대가리를 한 인간"이라는 시각적 충격이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르주 랑주란의 원작 소설 대신, 커트 뉴먼의 58년작 영화를 실질적인 원작으로 상정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원작을 재구현하는 데에서 그치는 대신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전혀 다른 무언가로 진화시킨다.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제공하는 방식 자체가 58년 원작과는 다르다. 안드레가 뒤집어 쓰고 있던 보자기가 벗겨지고 파리 대가리가 나타나는 "순간"의 쇼크가 58년작이 주는 공포였다면, 본작에서는 점점 파리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고 그 신체 변형과 파괴를 불쾌한 엔터테인먼트로 삼는다. 결과의 공포인 원작, 과정의 공포인 리메이크로 구분할 수 있겠다. 80

긴 역사를 지닌 폭력 -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긴 역사를 지닌 폭력 - <폭력의 역사 A History of Violence>

긴 역사를 지닌 폭력 - 직설적인 제목의 영화 는 우연한 사건으로 밝혀지는 한 남자의 폭력성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서 ‘한 남자’는 ‘모든 남자’라고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다.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인 톰(비고 모르텐슨 역)이 가게에 들이닥친 강도를 해치우면서 영웅이 되고, 그러면서 과거에 ‘조이’라는 이름의 킬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족에게 배신감을 안겨준다. 양치들과 조폭들을 해치우는 감각적인 그의 솜씨는 마음씨 착한 남편에게서 볼 수 없는 잔인한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참 영리한 감독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톰이라는 인간이 과거에 킬러였다는 사실과 그것을 오랫동안 숨기며 살아

맵 투 더 스타 - 근친상간의 신화적 비극

맵 투 더 스타 - 근친상간의 신화적 비극

※ 본 포스팅은 ‘맵 투 더 스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화상 자국이 있는 소녀 아가사(미아 바시코프스카 분)는 플로리다에서 고향 LA로 돌아와 여배우 하바나(줄리안 무어 분)의 조수가 됩니다. 아가사의 정체는 하바나의 치료사 스태포드(존 쿠삭 분)의 딸이자 스태포드의 아들인 아역 배우 벤지(에반 버드 분)의 누나입니다. 아가사는 벤지에 접근해 7년 만에 재회합니다. 두 집안의 비극 ‘맵 투 더 스타’는 기괴함과 잔혹함을 즐기는 데비잇 크로넨버그의 작품답게 영화의 도시 LA를 배경으로 두 영화배우 집안의 신화적 비극을 묘사합니다. 아가사는 스태포드 집안의 딸이지만 7년 전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동생 벤지에 약물을 먹인 뒤 집에 불을 지른 바 있습니다. 방화사건 이후 아가사는 플

맵 투 더 스타 - 관객이 안개 속을 헤메게 만드는 영화

맵 투 더 스타 - 관객이 안개 속을 헤메게 만드는 영화

오늘 난 뭐했나......|2014년 12월 26일

최근에는 아무 생각 없이 명단을 보다가 감독 이름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나중에 보겠다고 마음을 먹는 작품들이 간간히 걸리는 편입니다. 얼마 전 자비에 돌란의 마미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죠. 이번에도 비슷한 영화가 하나 걸렸는데, 이번에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입니다. 솔직히 이스턴 프라미스 이후에 뭔가 제가 설명하기 힘든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감독인 판이라 아무래도 이 영화도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일이기는 한데, 제가 리뷰를 위해 봤다가 포기한 영화가 지금까지 몇 편 있었습니다만, 그 찬란한(?) 시작을 알린 영화가 두 편 있는데, 하나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인랜드 엠파이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