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크로넨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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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드롬 Videodrome (1983)

멧가비|2018년 11월 24일

크로넨버그의 주 은유 대상이라면 대개는 에이즈, 매독 같은 것들이다. 더러운 성병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대에 공감 가능한 위협이라는 점, 그래서 크로넨버그의 공포는 늘 즉각적이고 직관적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이르러서 크로넨버그의 인체변형 프릭쇼는 미래에 대한 불쾌한 예언서를 테마로 잡아버린다. 갑자기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사이버 네트워크라는 개념 자체를 쉽게 대중이 상상할 수 없는 시대였으니만큼 영화 속 공포와 저주의 매개체는 비디오 테이프로 표현되지만, 영화가 비디오와 그 비디오에 탐닉하며 괴물이 되어가는 인간들을 통해 묘사하는 지옥도는 딱 지금의 인터넷 문화 군상에 적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초신경(과 이상성욕)을 자극하는 시청각 매체에 빨려들듯이 집착, 현실의 것과 가상의

초인지대 The Dead Zone (1983)

멧가비|2018년 11월 24일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지를 눈 앞에서 만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대답. 영화가 택한 답은? 그 어떤 딜레마와 반문 없이 깔끔하게, 죽인다. 크리스토퍼 워큰이 연기한 주인공의 이름은 존 스미스. 영미권에서 김철수, 홍길동 쯤의 뉘앙스로 통하는 이름이다. 즉 이 영화의 주인공 존은 영화가 제시하는 질문에 대응하는 불특정 다수 보통 사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존은 불의의 사고로 5년 간 코마에 빠진다. 5년이면 약혼자가 기다림을 포기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기에 적당한 시간이다.(참고로 [캐스트 어웨이]에서는 4년) 그렇게 따가 5년을 누워 지내다 깨어난 존에게 초능력이 생긴다. 얼핏 보면 사이코 메트리 같기도 하지만 나중에 가선 미래 예지도 한다. 미래를 바꾸려는 시도가 결

The Fly ― 1958 &1986

The Fly ― 1958 &1986

鑑賞小説|2018년 3월 4일

데이빗 크로넨버그 하면 항상 제일 먼저 이 작품이 떠오른다. 그래서 개봉 당시 부산극장에 미리 사 들고 들어가 2층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먹었던 월드콘이며 꼬깔콘이며 오징어구이도 따라 생각날 수밖에 없다. 다 보고 나올 땐 모두 중졸 출신이었던 신발공장 직공 네댓 명은 오바이트할 것 같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당 영화에 재미 외의 무슨 깊은 의미가 담겼는지는 하나도 몰랐으나 제대로 센 영화 한 편 봤다는 충만함을 요연하게 표현할 아이큐가 모자라는 바람에 서로들 수줍은 비아냥 정도는 그래도 섞을 줄 알았던 게다. 1. 1958 ― 마법적 변신 생물학적 이종융합에 대한 진화론적 비용과 시간 절약은 물론, 현 과학이 미몽으로나 꿈꿀 생물학적 완성체의 재조합적 공간 전이까지 다룬 이 걸

엑시스텐즈 eXistenZ (1999)

엑시스텐즈 eXistenZ (1999)

멧가비|2016년 12월 13일

영화는 일종의 가상현실 체험 게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아닌듯 묘하게 인체의 어딘가를 닮은 역겨운 외형의 게임기 '포드'는 탯줄처럼 생긴 케이블을 이용해 인간의 중추신경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치 샌드박스 오픈월드 게임처럼 룰과 미션이 주어지지 않은 채, 유저의 자유의지와 창의력으로 할 일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 방식의 시뮬레이션 게임 속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은, 게임을 만드는 자와 게임을 악마의 것으로 간주해 반대하는 자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영화 자체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게임의 진행은 맥거핀과 모호한 상징성으로 가득하다. 마치 관객의 이해와 해석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영화가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게임의 모호한 성질과 관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