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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둑 The Babadook (2014)
극중 바바둑은 동화책의 형태를 한 일종의 저주를 통해 나타나는 부기맨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과연 저 바바둑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긴 한 건지 의문이 든다. 바바둑은 정말로 동화책을 통해 소환된 악령일 수도 있지만 아멜리아의 지친 마음의 틈에서 생겨난 내부의 어둠일 수도 있다. 영화는 마음의 어둠이 시작된 곳은 어디인지에 대해서 역추적하고 있기도 한데, 모든 것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아멜리아의 모순적 비관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죽고 그 남편을 닮은 아들만 남은 상황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골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을까. 조금 더 나아가자면, 아들 샘은 애초에 행동 장애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아이가 유별난 게 아니라 아이를 기른 엄마가 유별났던 것. 샘은

웜우드 분노의 좀비 도로 Wyrmwood (2014)
좀비 영화를 논함에 있어서 짧게는 10년 전, 길게는 30여 년 전 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만큼 의외로 굵직한 좀비 영화가 많지는 않다. 이제 좀비는 등장 자체로 장르가 결정되는 시기를 지나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조금 새롭게 하기 위한 도구로 더 사용되는 느낌이다. (앞선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등 처럼, 좀비도 이제 공포 영화만의 소재가 아니다.) 미국식 코미디(좀비랜드, 2009)와 영국식 코미디(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로도 이미 각각 변주되었으며, 좀비가 애완견에 비유되는가 하면(내 친구 파이도, 2006), 틴 로맨스의 주인공(웜 바디스, 2013)이 되기도 했다. 나치 좀비, 자위대 좀비, 스트리퍼 좀비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무의미할 정도로 수 없이 도구화 되었는데, 생각해보면

언더커버 브라더 Undercover Brother (2002)
당시에 흑인판 '오스틴 파워스'라는 말로 꽤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정확히는 '오스틴 파워스' 시리즈가 패러디 영화로서 바라보고 있는 지향점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류"라고 보는 편이 맞겠다. 기본적으로 클래식 '007' 시리즈 및 첩보 아류물들의 장르 패러디를 깔고 있음에서 말이다. 그러나 첩보물 장르 패러디보다 더 아래에 깔려있는 것은 70년대 블랙스플로이테이션에 대한 오마주다. 펑키한 음악이 흐르는 70년대식 캐딜락을 탄 아프로 펌의 비밀 요원이 디스코 바지를 입고 쿵푸를 구사한다, 는 한 문장으로 요약해도 충분히 설명이 되겠다. 주요 배역은 물론 감독, 각본가 까지 온통 흑인. 이소룡 아류 장르인 브루스플로이테이션(Bruceploitation) 역시 레퍼런스로 삼으면서도 그마

하쉬 타임 Harsh Times (2005)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 짐 데이비스는 영화 내내 조금씩 잘못된 선택을 한다. 누가 봐도 죽기 딱 좋은 미친짓들을 골라하면서도 천운인지 쎄뽁인지 모두 피해가지만 결국 잘못된 선택들이 누적된 결과가 그를 다시 찾아온다. 짐은 걸프전을 겪은 전직 군인이다. 전역 후 터전인 LA로 돌아와서 구직 활동을 하는데, 그 대상들은 경찰, 레인저, 국경수비대 등의 일이다. 퇴역 군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직업군이라고는 하나 짐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짐은 그저 누군가에게 총을 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있을 뿐이다. 짐은 군복무 이전에도 알아주는 망나니였으나 인간적인 선은 지키는 인물이었다. 그저 막나가기 위해 어울리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우정과 신뢰가 두터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