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맨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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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posts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2022)
기대치는 정점을 찍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MCU 영화 사상 가장 큰 거물 감독. 심지어 호러와 슈퍼히어로 두 장르에서 이미 영광스러운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있는 감독. 단지 구 레전드가 아니라 아직도 평가가 유효한 장르 거장. 무덤에서 손을 뻗쳐 올린 시체처럼, 샘 레이미도 그렇게 자신의 주특기를 펼칠 수 있는 장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런데 생각을 해 보면, 장르만 호러고 장르만 슈퍼히어로다 뿐이지 정작 샘 레이미가 잘 하는 것들은 대부분 여기에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다. 너무 기괴하고 폭력적이어서 오히려 웃음이 터질 지경인 과장된 스플래터를 마블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애쉬처럼 멀끔한 얼굴로 주접을 떤다고? 심지어 감정과 감정이 충돌하는 영화인데 그 캐릭터들은 샘 레이미가 직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Jurassic World: Fallen Kingdom (2018)
전작인 [쥬라기 월드]가 [쥬라기 공원]과 같은 구조로 이야기를 진행했듯, 이번 영화 역시 [잃어버린 세계]의 플롯을 답습하며 시작한다. 아니 그런 듯 했다. 일부 장면들은 오마주를 넘어 거의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영화 이전까지 주역이 연달아 두 편에 등장하는 건 시리즈 중 [잃어버린 세계]가 유일했는데, 그 주역인 제프 골드블럼이 재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이건 그냥 또 [잃어버린 세계]의 2천 십년대 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밌게 보고 있지만 끝은 뻔하겠다, 지레 짐작했던 건 공룡들을 수송선에 실은 이후에 깨진다. 사실 영화는 '세상이 공룡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언급한 시리즈 사상 첫 영화이기도 하다. 분명 살아있는 생명체고 멸종 위기인 점도 맞지. 하지만 자연적

슬리피 할로우 Sleepy Hollow (1999)
팀 버튼 영화들은 대개 작가주의보다는 예술 영화에 가까운, 안정적인 내러티브보다는 그만의 탐미주의를 즐기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나 극단적인 이미지 콜라주의 실험과도 같은 [화성침공]의 바로 다음 작품은, 놀랍게도 서사를 집중해서 따라갈 필요가 있는 장르였다. 버튼의 수사물이라니, 벌써 세기말의 냄새가 난다. 주인공 이카보드 크레인은 신앙을 잃고 이성과 인과만을 믿게 된 남자. 이렇게 사리분별 뚜렷한 남자가 버튼 영화에 나와도 되는 걸까 싶었는데, 아뿔싸, 배경이 18세기다. 종교와 미신이 세상의 헤게모니를 완벽히 차지하고 있던 시절, 무신론자는 비주류요 아웃사이더일 뿐인 것. 이카보드는 잘 봐줘야 뉴욕 출신 힙스터다. 멀쩡한 주인공이 미쳐있던 시대에서 미친놈 취급을 받는 영화인 거다. 버튼

유령 수업 BeetleJuice (1988)
B급 정서에 충실한 악마적 재능 감독의 출세작. 샘 레이미에게 [이블 데드]가 있고 쿠엔틴 타란티노에게는 [저수지의 개들]이 있었듯, 팀 버튼에게는 이 영화가 있었다. '귀신 들린 집' 플롯을 역으로 뒤집은 영화는 도입부에 사망한 유령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저승의 관료주의는 이들을 무시무시한 귀신이 아닌, 생자들의 횡포에 맞서 집을 지켜야 하는 약자의 입장을 취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팀 버튼식 대립 구도의 이미지가 작동한다. 침입하는 생자와 방어하는 망자, 과시적 이미지와 고립의 정서, 화려함과 우울함 등. 여기에 배트맨 이전 마이클 키튼의 대표 캐릭터인 '비틀주스'가 참전해 상황은 더욱 난장판으로 꼬인다. 비틀주스의 등장 이후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인물간 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