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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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에서 온 우뢰매 (1986)

멧가비|2022년 5월 10일

'김청기'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저연령 픽션 표절과 무단 카피, 그 역사의 정점에 서 있는 두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둘 중 하나인 [로보트 태권브이]는 그나마 백퍼센트 애니메이션에 나름대로 선구적인 로토스코핑 방식으로 제작되는 등 기술 축적의 의의라도 있었지만 이 쪽은 그냥 답이 없다. 영화의 핵심인 주인공 측 메카는 디자인 카피, 돈 드는 부분은 셀 애니메이션으로 대강 때운 무성의함, 박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이 졸속인 실사 초능력 배틀 씬.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여름방학을 맞은 국민학생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시리즈화 되어 캐릭터 상품들까지 불티나게 팔려나간 당시의 현실은, 그만큼 (SF는 커녕) 국산 오리지널 픽션 시장이 불모지였고 아동용 픽션이 얼굴에 철판 조금 깔면

스캐너스 Scanners (1981)

멧가비|2021년 2월 12일

원자력 실험의 후예들인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과는 또 다른 이야기. 정부 주도로 태어난 초능력자들의 이 이야기는 초인이라는 이름의 검투 대신 초능력자들끼리 쫓고 쫓기는 냉전식 스릴러의 형태를 띈다. 크로넨버그의 본격 헐리웃 경력이 시작되기 전의 작품이라서 화려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부족하다 할 수 있으나, 오히려 건조한 듯 심오한 톤이 인상적이고 결과적으로는 [엑스맨] 만큼이나 후대의 픽션 작품들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입던 완화제를 복용한 산모들이 기형의 아이를 낳은 역사상 최악의 의료사고, 일명 "탈리도마이드 사건"에서 영화의 아이디어가 시작한다. 크로넨버그는 발칙하게도 여기에 음모론을 덧댄다. 냉전 막바지에 쓰여진 시나리오는 임산부들에게 처방한 약물이 (사람의 뇌를 조종하거나 터뜨릴

승리호 (2021)

멧가비|2021년 2월 8일

기술력 그 자체를 중요하게 다루는 하드 SF가 아닌 이상, SF는 이야기의 전달 방식이자 배경이지 장르 그 자체가 아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형사 누아르고 [터미네이터]는 슬래셔, [쥬라기공원]은 탈출한 괴수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봉준호의 [괴물]과 [설국열차]이 각각 가족 멜로와 계급 투쟁에 관한 이야기라면 [별에서 온 그대]는 트렌디한 로맨스다. 이 영화와 가장 결이 가까운 [스타워즈]는 기사, 공주, 마왕이 나오는 고전적 무용담에 웨스턴과 찬바라를 섞은 것. SF도 결국은 이야기가 9할이다. [스타워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40년이 더 된 작품이고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서브컬처적 장르를 실사 영화판에서 '진지하게 논의 가능한' 대상으로 승격시킨 주역. 해당 장르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

뉴 뮤턴트 The New Mutants (2020)

멧가비|2021년 1월 3일

서로의 개성이 부딪히는 십대들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시설에서 탈출하려는 이야기는 언제나 [조찬 클럽]의 영향이거나 오마주. 갇혀있는 아이들이 악몽의 괴물에 대항하는 이야기는 [나이트메어 3]이고, 그 악몽의 근원이 죄책감, 트라우마 등 내면의 공포라는 부분은 [유혹의 선]이다. 작정하고 레퍼런스로 삼았든 아니면 그저 플롯에 있어서의 장르적 유사성이든, 어쨌거나 저 과거 유명한 작품들의 흔적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아니 그 전에, 세계관부터가 다름 아닌 폭스의 '엑스맨 세계관'이잖아. 그러니까, 설명서대로 성실하게 조립만 잘 해도 그럴듯한 완성품이 될 물건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조져 놓으셨다 이거지. 애초에 전투에 적합한 초능력자들이 발에 채이는 세계관에서, 잡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