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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2010

DID U MISS ME ?|2022년 1월 17일

영화 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배운 것들 중, 자꾸 반복해서 듣게 됐던 게 있다. 영화는 명백한 시각 매체이니, 내레이션이나 대사 등의 비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극중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이미지로써 전달하는 게 좋다는 것. 그래서 미장센이 중요하다는 소리. 나는 그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장들 역시 시각적 요소에 좀 더 탐닉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 관점에서 점수를 매기자면, 은 빵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레이션 투성이거든. 그러나 이상하게도, 은 그 내레이션 투성이의 구성이 영화의 이야기와 잘 어울려 좋은 효과를 빚어낸다. 은 소설이나 에세이 보다는 일기장에 좀 더 가까운 영화거든.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인 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DID U MISS ME ?|2022년 1월 17일

원작 뮤지컬, 그리고 1961년에 나온 영화. 둘 다 본 적이 없다. 고로 뭔 내용인지 진짜 1도 모르고 봤다는 거. 그런데도 이 영화를 기대하고 있던 이유는 오로지 감독 때문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내게는 언제나 꿈의 이름일 남자. 할리우드의 올타임 넘버 원이자 리빙 레전드. 그 긴 감독 생활 중 이번 가 첫 뮤지컬 장르 도전이라고? 오히려 좋아, 오히려 기대돼. 나의 영웅이 만드는 뮤지컬 영화는 과연 어떨까. 진짜 이런 충만한 기대감으로 극장을 찾았던 것이다...... 근데 왜 보면 볼수록 주인공 커플 둘 모두의 얼굴에 죽빵 한 방씩 꽂아넣고 싶어지는 거냐. 웨스트 스포일러 스토리! 일단 명백하게 좋은 점부터. 스필버그의 연출이 대단하다. 물론 이제와 스

하우스 오브 구찌

DID U MISS ME ?|2022년 1월 16일

욕망을 쫓아 흥하다 결국엔 망하는 이야기. 영화는 전형적인 욕흥좆망 스토리고, 구찌라는 유명 브랜드 내부가 배경일 뿐 왕위와 권력을 두고 다투는 궁중 암투극과도 비슷하다. 다만 포인트는 그것이다. 이 영화가 만약 진짜로 궁중 암투극이었다면 그 주인공이 왕이나 왕자라기 보다는 후궁이었을 거라는 점. 그 피와 성씨가 중요한 가족 경영 시스템 안에서, 손에 아무 것도 쥐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군림한다는 거. 스포일러 오브 구찌! 앞날이 다 보이는 전형적 이야기인데, 리들리 스콧은 생각보다 그를 덜 자극적으로 묘사해냈다. 그게 잘 보이는 곳이 바로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가 처음 만난 파티 장면. 파트리치아는 춤 추던 도중 목을 축이러 바에 간다. 바텐더의 얼굴은 보지도 않은채 고

미드 90, 2019

DID U MISS ME ?|2022년 1월 11일

보는내내 떠올랐던 다른 영화는 다름 아닌 였다. 주인공의 성별과 나이, 그리고 배경이 되는 공간과 시간 등에 있어서는 차이점이 두드러지지만 근본적으로 은 와 유사한 테마를 다룬다. 반쯤 부서진 가족, 그리고 그 안에 머물지 못하는 소년 또는 소녀. 그래서 그 바깥으로 나가 자신만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나 일어나는 성장. 여기에 비릿하되 짐짓 희망적,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결말까지. 은 여러모로 와 페어를 이룬다. "그땐 그랬지"로 돌이켜 세워진 성장물. 은 제목에서 선언한 것 만큼이나 1990년대를 공들여 다시 불러왔다. 그 시절의 거리를 채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