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의 숨어있기 좋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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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훼즈] 포슬린 방만 봐도 본전 뽑는 궁전

[아랑훼즈] 포슬린 방만 봐도 본전 뽑는 궁전

다음 날, 우리는 어젯밤에 먹다 남긴 냉커피(핫커피를 밤새 자동차에 뒀더니 자연스럽게 냉커피가 됨.ㅋㅋ)와 빵, 올리브로 대충 아침을 떼우고, 짐을 챙긴 다음 길을 나섰다. 밖으로 나와보니 나무잎사귀마다 하얗게 성에가 낀 추운 날이었다. 아마 우리 여행 중 가장 추운 날이 아니었나 싶다. R이 왕의 여름별궁으로 지어진 도시 아랑훼즈에 가보고 싶다고 하여 오전에는 아랑훼즈 들렀다가 오후에는 돈키호테가 활약한 도시들을 거쳐 숙소인 하엔 파라도르에 가기로 했다. 아랑훼즈는 기타곡인 아랑훼즈 협주곡으로도 유명해 나도 지명 정도는 들어봤다. 톨레도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가면 나온다. 타호강이 톨레도를 감싸고 흐르다 아랑훼즈까지 간다. 강을 공유하고 있으니 먼 도시는 아니다. 도시 전체가 여름 별궁이라더니, 진짜

[톨레도] 알카사르

[톨레도] 알카사르

구도심을 걸어 알카사르에 가보기로 했다. 대성당을 지나니 번화가가 나타났다. 산토 토메 성당 근처가 번화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골목마다 주렁주렁 크리스마스 장식이 달려 있고, 상점들도 늘어서 있었다. 때로는 우리가 차 타고 지나갔던 아슬아슬한 골목길도 나왔다. 사람들의 물결따라 함께 올라가다 보니 알카사르가 나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알카사르 안의 군사박물관은 수요일이 정기휴일이란다. 그래서 군사박물관 대신 도서관에 갔다. 알카사르의 일부를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들어갈 때 가방과 소지품 검사를 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도서관 자체는 작고 소박했다. 알카사르 전체층을 쓰는 것도 아니었고, 우리나라처럼 자료실, 컴퓨터실, 사무실로 구획되어 있었다. 만화 코너가 있는 게 색달랐다.지도를 보

[톨레도] 엘 그레코 미술관

[톨레도] 엘 그레코 미술관

세고비아에서 톨레도로 돌아오는데도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중간에 교통사고(라지만 차 혼자 갓길 너머 도랑에 처박혀 있었음)가 나서 길도 막히고, 내내 해를 정면으로 받는 방향이라 수시로 유리창을 내렸다 올렸다, 미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왔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의 고생은 고생도 아니었다. 네비의 안내에 따라 (전날 설정을 바꾼 관계로 독일어 비스무레한 외국어를 하던 네비는 드디어 한국어를 하기 시작했다) 시내로 들어왔더니 골목이 좁기가 한정 없었다. 어떤 골목은 우리 차가 들어가면 좌우로 1cm 정도 밖에 여유가 없어 사람이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담벼락에서 흙이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과연 이 골목을 차에 기스없이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은 골목이 곳곳에 암초처럼 버티고 있었다. 운전자도, 옆에서 보

[베껴쓴 글] 왜 포스트 봉준호는 나타나지 않을까? (정성일/GQ)

"지금 새로운 한국영화라면 어떤 이름을 떠올릴 수 있습니까? 아니, 지금 새로운 한국영화라는 말이 가당키는 한 걸까요?" 영화평론가 정성일에게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 앞에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한국영화라고 했나요? 그게 어디에 있나요? 나도 모르게 반문하고 말았다. 모두가 예언자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눈앞에 나타나는 새로운 영화들, 새로운 이름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매번 뭔가를 약속하는 것만 같은 제스처로 영화를 이러저리 뒤흔들며 재주를 부렸다. 안타깝지만 그들은 모두 서툴렀다. 게다가 별다른 아이디어도 없었다. 그건 이미 어디선가 본 것이었으며 그마저도 잘하지 못했다. 새해를 앞두고 이런 말을 해야 하는 나도 괴롭다. 물론 새로운 한국영화가 시작됐던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걸 셈하기 위해

[세고비아] 세상에서 제일 큰 십자가와 수도교

[세고비아] 세상에서 제일 큰 십자가와 수도교

여행 둘째날, 본격적인 첫째날의 목적지는 세고비아다. 지난 스페인 여행에서 타라고나의 수도교 (일명 악마의 다리)에 푹 빠진 내가 스페인에서 가장 크다는 세고비아의 수도교를 보고 싶다고 하여 정해진 행선지였다. 알고보니 세고비아는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를 지나서 더 북쪽으로 가야되는 도시였다. 고속도로를 끝도 없이 달려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첫 날은 마드리드에서 자는 건데... 운전해야 하는 R도 고되고, 왔다갔다 왕복 4시간이나 걸렸으니 시간도 아까웠다. 가는 내내 보이는 풍경임.^^ 그러나 가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큰 십자가를 봤다!!! 도로 옆으로 산 한 가운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십자가가 보였다. 우리 둘다 "저게 뭐야?" 완전 궁금해서 까딱하면 세고비아 대신 그쪽으로 갈 뻔 했다. 보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