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경포호를 보면서는, 강릉에 와서 바다를 봐야지 왜 호수를 보냐며 투덜대기 일쑤였다. '바로 옆에 바다가 있는데, 왜 바다를 안보고 호수를?' 이게 나의 기본 마인드였던 것 같다. 이번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경포해변에서는 해가 떠오르지만, 경포호에선 해가 진다는 사실을.해가 질 무렵, 경포해변에서 도로 하나를 건너 경포호로 갔는데, 경포호 물결 너머로 해가 지고 있었다. 감탄이 터져 나왔다. 그대로 한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 바다와 호수가 채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여기선 물 너머로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모두 볼 수 있구나! 그제야 선비들이 왜 그렇게 경포호를 찬양했는지 알게 되었다.그대로 동양화라고 해도 믿을 판걸리는 나뭇가지는 서로 다른데, 어떤 것이든 한국적이다양쪽으로 두 나뭇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