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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邪魔しますの心

お邪魔します。실례합니다. 자주쓰지 않는 말입니다. 한국에선 거의 써본 적이 없고 일본에서도 이 말을 뱉은 일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도쿄의 언덕집을 방문했을 때, 여행 작가인 다카하시 아유무 씨의 인터뷰를 위해 시모키타자와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 정도가 다입니다. 그러니까 お邪魔します、이 말을 저는 매우 소홀히 해왔습니다. 사람을 만났을 때 건넬 말은 많고도 많았고, 굳이 음절도 많은 이문장을 얘기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お邪魔します、이 말을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잡지의 어느 페이지 덕택이었습니다. 일본의 남성 패션지 는 7월 교토를 특집으로 했습니다. 정원과 강, 그리고 가게들이 가득히 들어간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 번째 살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 번째 살인'

누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나라는 질문, 우리는 인간이고 가해자도 인간이다 ’なぜ殺したんですか, 왜 죽였나요?', 영화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어느 깊은 밤, 한 남자가 시체를 유기하고 있다. 시체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장면은 흡사 구로사와 기요시의 '절규'를 떠올리게 한다. 아닌게 아니라 두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야쿠쇼 코지. 영화를 혼란의 구덩이로 몰아 붙였던 '절규'의 오프닝 신만큼이나 '세 번째 살인'의 오프닝은 강렬하다. 명확한 살인과 죽음, 그리고 역시나 명확한 범인과 피해자. 하지만 이 역시 혼란의 구덩이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세 번째 살인'은 세 개의 드라마와 세 개의 서스펜스로 살인을 에워싸는 작품이다. 서로 다르지만 교차하는 서스펜스는 아슬아슬한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 빛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 빛나는

거리와 하늘의 풍경, 지나가는 사람들을 묘사하는 말들이 영화를 시작한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빛나는'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의 의미의 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바로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영화 가이드 해설을 통해서다. 오디오 가이드는 의외로 광범위해서 많은 것들을 상상케 하고, 말로 포착했을 때 비로서 감지되는 감각이란 게 세상엔 분명히 있다. 그리고 영화는 그걸 시종일관 시현한다. 미사코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영화 가이드를 하는 여자다. 나카모리는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사진가다. 둘은 오디오 가이드 현장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데 미사코의 가이드가 나카모리는 마음에 들지 않다. 마사코의 주관이 영화를 몰고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번 시비를 거는 나카모리 역시 미사코

일본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은 변하지 않는다

저녁 무렵이 다가올 즈음 나는 신주쿠 한복판에서 미아가 되어있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3度目の殺人)'의 티켓을 구매해놓고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길을 잃은 것이다. 신주쿠는 수 십번을 왔음에도 이렇게 종종 헤매고 만다. 시간은 다가오고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는 모르겠고 거의 패닉 상태가 되어갈 때 쯤 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극장의 위치를 물었는데 그는 잘 모른다는 표정을 드러내더니 스마트 폰을 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았는지 자꾸만 사방을 두리번댄다. 가슴은 조여오고 마음은 애타오고 친절함이 친절한지도 모른채 속으로 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는 지도 읽기에 성공했다. 나는 무사히 극장에 도착해 영화를 보았다. 일본은 여전히 친절하다. 하지만

그저 정갈하고 아름다운 살해극, 매혹당한 사람들

그저 정갈하고 아름다운 살해극, 매혹당한 사람들

소녀가 걷고 있다. 버섯을 따며 차분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저 고요하고 지극히 평범한 숲속의 그림이다. 하지만 우리는 놀라우리만큼 이 그림에 속고 있다. 그림은 장대하고 정갈한 살해극이 될 드라마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의 오프닝이다. 은 엄숙한 기숙학교에 한 북군 병사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소용돌이의 드라마다. 길을 걷던 소녀는 다리를 다쳐 쓰러져 있는 존을 발견하고 그를 부축해 기숙 학교로 돌아온다. 기숙 학교에는 교장 선생인 마사를 비롯 일곱 명의 여자들이 살고있다. 그러니까 여자들만이 있는 공간에 외부의 침입자, 그것도 남자가 들어선 것이다. 영화는 이후의 파장을 그려간다. 미묘하고 미세하게 달라지는 여자들의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