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은 필요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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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은 필요없어요.

얼마 전엔 이력서를 자필로 쓰다 아홉 장이나 버려버린 나지만, 지나간 어제를 생각하면 왜인지 마음이 편해진다. 아마도 지금은 지금이라 보이지 않는 것들이거나, 이미 결정난 날들의 기억이라서 겠지만, 남기도 돌아온 곳, 그렇게나 바보같던 날들도 조금은 애뜻하다. 어제 밤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라디오를 들으며, 그곳에 출연한 이와이 슌지 감독과의 대화를 들으며, 사람이 숨긴 애처로운 맘들을 여전히 그에게, 그리고 내게도 아마 있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서로 주소를 잘못 찾은 편지의 어긋남, 그런 이야기라 하고, 그 작은 사소한 오해의 드라마는 15년 전 '러브 레터'의 오지 않을 답장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와이 감독 영화는 청초롭고 순백한 설산의 풍경이라기보다, 그곳에 숨어있는 실패하는 마음의 처연한 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