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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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posts오징어 게임 (2021)
일단은 분명한 장점들이 있다. 80년대 골목 놀이에 다짜고짜 총 쏴서 죽이는 잔혹함에 대비되는 알록달록한 미장센의 아이러니함 등은 충분히 매력적인 오리지널리티다. 비슷한 장르 선배들이 룰의 헛점이나 필승법을 찾아내는 등으로 게임을 공략했던 것과 달리, 운빨이나 유년기의 "인싸력"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점도(의외로) 신선하다. 지적 수준이 높은 게임보다 이런 유치한 놀이에 목숨을 거는 게 더 아이러니하니까. 반전도, 나는 그게 꽤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노인네는 완전히 자신의 안전이 보장된 수준에서만 게임을 즐긴 건지, 아니면 어느 정도 자신의 목숨을 걸었던 건지 끝까지 알 수 없었기에 더 흥미롭다. 그러니까 징검다리 건너기 같은 아이디어 카피 부분이 없었어도 지금의 결과물과 크게 다르지 않게 충분
스위트홈 (2020)
좀비 혹은 크리처 장르 팬 중 [레프트 4 데드]를 플레이 해 본 사람이라면 실사화에 대한 꿈 한 번 쯤은 꿀 것이다. 그걸 한국 드라마가 대신 이뤄준다는 희망이 생기는 대목에서 설레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게다가 괴물 재난을 피해 건물에 갇힌 설정? [미스트]도 동시에 우라까이 한다는 소리다. 어지간만 해도 재미있을 재료들. 결과는, 그냥 딱 어지간만 하다.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어지간하면 재밌겠다 싶은 만큼 어지간만 하네. 괴물의 출현을 조금 더 긴장감 있게 연출하면 좋잖아. 조연들을 조금 더 알차게 써먹으면 좋잖아. 이랬으면 좋았겠다 저랬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아쉬운 요소들이 매 화 툭툭 튀어 나온다. 특히 조연 캐릭터들을 뽑아먹질 못해. 어린이집 원장은 딸 사망 후 공기화, 편의점 아줌마는
터미널 The Terminal (2004)
동유럽 공산국가라는 제2세계 출신 여행자는 국경과 출입국 권한이라는 덫에 걸려 졸지에 공항 노숙자가 된다. 노숙자가 됐는데도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생활을 꾸려, 그를 권위로 찍어 누르려는 보안책임자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는 일을 하고 관광용 책자로 영어를 익히며 캐서린 제타존스도 손쉽게 꼬셔버리는 놀라운 남자다. 바꿔 말하면, 원래가 비루한 밀입국자도 아니었던 타국의 유능한 남자를 서류 몇 장만으로 간단히 노숙자로 전락시키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거만한 출입국 정책을, 그러나 나름대로 상냥하게 꾸짖는 풍자극이라 볼 수 있겠다. 그 유능한 남자 나보스키와 연대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봐도 그러하다. 가장 친해지는 노동자 굽타와 엔리케는 각각 인도인과 남미인이고 약품 반입 문제로 크게 도움받는 남자는
캐스트 어웨이 Cast Away (2000)
"불 구경, 물 구경, 싸움 구경 3대 구경"이라는 아주 못된 말이 있다. 즉, 인간이 타인의 고난과 생존 발버둥을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습성을 함축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주인공인 척 놀런드는 생존 투쟁이라는 쇼를 시연하는 엔터테이너인 셈이다. 로빈소네이드가 애초에 그런 장르이긴 하다. 불 피우고 물고기 잡아먹고,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재미있는 그런 구경. 관객에게 놀런드의 4년은 그런 의미이다. 아니 까놓고 말해, 무인도 분량에 메시지나 성찰 같은 게 있긴 어딨어 그냥 구경이지. 놀런드에게 4년은 끝에 무엇이 있을지, 끝이 있기는 한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이 막연하게 버틸 뿐인 삶이다. 살아있으니 계속 사는 삶, 그 삶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형이
러브 앳 Mon inconnue (2019)
[사랑의 블랙홀]의 유럽식 변주이자 동시에 어쩌면 안티테제. 자신도 모르는 어떠한 업보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변주, 그 업보라는 게 이기심 자의식 과잉 등이 아닌 오로지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진 건 유럽식. 시간이 아닌 어떠한 공간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갇혔다는 점에서는 안티테제. 라파엘은 흥행 소설가로 입신양명한 인생 대신 평범한 학교에서 문학교사의 삶을 사는, 또 다른 자신의 평행우주 인생에 갇힌다. [사랑은 블랙홀]의 필 코너스처럼 흐르지 않는 시간에 갇혀 언제든 벗어나기만 한다면 모든 게 해결될 "시간의 감옥" 대신,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그가 그렇게도 못견뎌한 평범한 삶이라는 "삶"에 갇힌 것이다. 비슷한 플롯 같지만 속성이 다르다. 주인공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감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