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앳 Mon inconnue (2019)
By 멧가비 | 2021년 9월 26일 |
[사랑의 블랙홀]의 유럽식 변주이자 동시에 어쩌면 안티테제. 자신도 모르는 어떠한 업보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변주, 그 업보라는 게 이기심 자의식 과잉 등이 아닌 오로지 사랑에 포커스가 맞춰진 건 유럽식. 시간이 아닌 어떠한 공간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갇혔다는 점에서는 안티테제. 라파엘은 흥행 소설가로 입신양명한 인생 대신 평범한 학교에서 문학교사의 삶을 사는, 또 다른 자신의 평행우주 인생에 갇힌다. [사랑은 블랙홀]의 필 코너스처럼 흐르지 않는 시간에 갇혀 언제든 벗어나기만 한다면 모든 게 해결될 "시간의 감옥" 대신,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그가 그렇게도 못견뎌한 평범한 삶이라는 "삶"에 갇힌 것이다. 비슷한 플롯 같지만 속성이 다르다. 주인공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감정도
일드 <꾸미는 사랑에는 이유가 있어> 과하지 않고 편안하게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22년 2월 26일 |
2021년 최근 일본 드라마 <꾸미는 사랑에는 이유가 있어>(10부작)을 감상했다. 길어지는 병환으로 마음이라도 안정을 취하고자 계속해서 전반적으로 과격하지 않는 일본 드라마를 찾아서 보고 있는데, 이 작품은 얼마전 몰입해서 봤던 <반경 5미터>에 이어 재밌고 감상거리가 많아 좋았다. 각기 다른 젊은이들이 쉐어하우스에서 살면서 좌절과 꿈을 키우는 다양한 이야기가 트렌디한 패션과 인테리어 등의 볼거리와 함께 과하지 않은 에피소드로 이어져 볼만했다. 특히 여자 주인공 의상이 내 개인 취향과 많이 맞아떨어져 보는 즐거움이 컸으며 깔끔하고 요즘 추세인 집안 분위기가 예뻐서 잠시 부럽기도 했다. 인물간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심리에 대한 자연스런 묘사를 잘 캐치하여 담았으며 구성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022)
By 멧가비 | 2022년 10월 28일 |
우영우라는 인물 자체는 여러 매체에서 많이들 지적했다시피 드라마를 위해 고안된 판타지 캐릭터에 지나지 않는 게 맞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자폐 장애인들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그들이 받는 차별을 고발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된 르포타주가 아닌 이상 반쯤은 무의미한 지적이다.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우영우로 대변되는 소수들, 불특정다수에 어떠한 자국 없이는 섞이지 못하는 남다른 사람들이 그 나머지 세상과 불통을 겪는 상황으로써 세상이 얼마나 소수들에게 무례하고 무심한지를 진단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반대로 세상이 소수들을 어떻게 바라보면 모두가 행복할 가능성에 가까워지는지를 따뜻하게 같이 고민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우영우를 통해서 드라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장점들을 비춘다. 최수연의 투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