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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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멧가비|2021년 9월 26일

저택에서 살해당한 대부호와 탐욕스런 유가족들, 가사노동자들, 유언장 공개 그리고 괴짜 명탐정. 이 정통 중에서도 정통인 소재들을 끌어모은 후더닛 영화는 간단한 설정에서 이미 머더 미스터리 장르 매니아들을 설레게 한다. 인물 구성에서 이미 풀 액셀 급발인 거지. 이런 구성이면, 각본이 어지간히 똥 싸지만 않는다면 탐정이 용의자들과 일대일 면담하는 씬으로만 2, 30분을 채워도 지루하기가 힘들다. 그들이 마주앉아 백종원 레시피를 낭독해도 어지간하면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이제는 잘 나오지도 않는 전통적인 저택 살인 영화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할 만큼 성실하고 또 그만큼 재미있다. 그런데 이 용의자라는 인간들, 면면이 수상하다. 현대판 나찌에 비견되는 인종주의자에, 입만 산 패션좌파, 꼴뵈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멧가비|2021년 9월 25일

거두절미, 텍스트 부분은 곱씹어 볼 여지가 없다, 무의미하다. [블랙 팬서]의 아시아판, 딱 그 정도, 좋은 의미로서 "마블 월드"라는 테마 파크에 아시아계 어트랙션 하나 새로 출시한 셈이다. 마틴 스콜세지 그 꼰대 영감처럼 얕잡는 의미가 아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좋은데 싫은 양가적인 감상이 교착상태다. 존 카펜터의 [빅 트러블]처럼 뭔가 우스개 같은 판타지 공간으로나 사용되던 오리엔탈리즘이 전세계 영화 시장 최고의 메이저 프랜차이즈인 "MCU"에서 진지한 세계관으로 다뤄진다는 건, 앞으로 저 시리즈에서 조금 더 친숙한 문화들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반대로 조금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 내가 알던 현대식 서구 판타지 세계관에서, 용이니 사자니 하는 것들을 저 정도 까지 구현한다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The Suicide Squad (2021)

멧가비|2021년 9월 25일

우리 식으로 치면 자숙 기간을 보낸, 제임스 건의 오합지졸 맛집이 DC점으로 재오픈 한 셈이다. 메뉴 구성은 더 좋아졌다. 마블점의 [가오갤]에 비하면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쌩마이너 캐릭터들이 드글드글하다. 이야 정말 프레쉬하다. 게다가 나오는 면면이 참 가관이다. 슈퍼히어로 판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슈퍼히어로 판 [이나중 탁구부]라는 게 이 영화의 첫인상이다. 자살분대원들 소집, 임무 투입, 회식, 우천시 전투 등 기본적인 플록 구성은 전작과 동일한테도 전작처럼 지루하지는 않다. 제임스 건이 언더독 캐릭터들을 다루는 데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새삼 증명한다. 그의 장편 데뷔작 [슈퍼]의 주인공이 여러 명 나오는 구성이라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소문난 맛집이 소문만 너무 크게 난 건가. "그 제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멧가비|2021년 8월 3일

따뜻하고 낭만적, 그 외에 아무 것도 없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아니 정정하자. 볼순물 없는 다정함을 어찌 가치 없다 하겠는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동화같은 안락함에 누군가는 치유받을 것이며, 영화 속 가족애애 누군가는 공감을 누군가는 그리움을 느낄 것이다. 기본적으로 "정서"가 전부인 영화는 취향이 아니지만, 취향이 아님에도 오로지 정서 하나만 따라 진행되는 영화에 이끌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화려한 연출로 박진감을 제공하는 것, 노련한 편집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 그것들 만큼이나 관객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도 기술이요 길이다. 주인공이 고민하지만 그것이 세상의 운명을 좌우하거나 주인공 본인의 자아를 붕괴시킬 정도의 심각한 것은 아니고, 주변인물들과의 갈등은 철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 (1998)

멧가비|2021년 8월 3일

전쟁 영화 장르에서 앞으로 두고두고 써먹힐 기술적 성취와 교과서적 작법 등 물리적인 유산은 차치하고서라도, 나이게 이 영화는 전쟁이라는 인류 생활 양태가 갖는 모순에 대해 가장 중요한 고민을 제시하는 영화 중 하나다. 아들들이 줄지어 전사한 집의 막내를 집으로 무사히 돌려보내려는 여정. 사실 목적이 무엇인지를 따져 묻지 않는다면 그저 전시의 군인들이 상부의 지시를 따라 작전을 수행할 뿐이다. 하다못해 쓰리스타 포스타의 담배심부름이었더라도 크게 다를 게 없다. 군대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원정대의 목적은, 원정대가 찾아내어 지켜야 할 대상은 성배도 반지도 아닌, 자신들과 똑같은 입장의 단지 군인 한 명. 이 부분에서 목숨의 저울질이 시작된다. 사병 하나를 살리기 위해 한 분대가 목숨을 바친다니, 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