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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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posts고질라 VS. 콩 Godzilla VS. Kong (2021)
모든 괴수 영화의 원점 쯤으로 만신전에 오른 [킹콩]에서 콩이 알로 사우르스의 턱을 찢은 이래, 두발로 선 거대 영장류와 수각룡의 맞짱은 괴수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어버렸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피터 잭슨 리메이크 [킹콩]에서도 그것만은 대원칙처럼 지켰다. 90년대 비디오 게임인 [프라이멀 레이지]도 애초에 거기에서 시작한 것 아니겠는가. 토호의 [고지라]로 계승된 괴수물의 역사는 일본판 킹콩, 일본판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이어져 [울트라맨]이라는, 오늘날 일본 서브컬처의 상징과도 같은 프랜차이즈를 낳기에 이른다. 그리고 다시 미국. 애초에 킹콩을 만든 나라에서 그 원초적인 볼거리로 원점회귀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으리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괴수 영화를 만들 때 신경써야 할
킹콩 대 고지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 (1962)
판권 문제가 꽤나 복잡하고 더티하게 흘러 흘러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뒷얘기는 사라지고 어쨌든 사람들은 결과로 말하기 마련. 그래서 이 영화는 판권의 뒤숭숭함과는 별개로 최초의 컬러 킹콩 영화, 최초의 컬러 고지라 영화로 기억된다. 그리고 어쨌든 [고질라 VS. 콩]의 직접적인 원작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기초적인 설정을 제외하면 의외로 오리지널리티와 재해석이 많은 리메이크판과 달리 이쪽은 [고지라]와 [킹콩]의 기초 시놉시스를 꽤나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고지라는 고지라 답게 밑도 끝도 없이 뭔가 부수려고 불쑥 튀어나오고, 콩은 콩 답게 정글의 원주민들에게 신적인 숭배를 받고 있다. 다만 원작 [킹콩]과는 달리 원주민 파트가 명랑하고 코믹하다. 반면 정글
영화 탐구 - 알려지지 않은 원작을 찾아서
이창 裏窓 (1949) 앨프리드 히치콕 걸작을 논할 때 늘 빠지지 않는 [이창]의 원작. 히치콕 리메이크가 일본에서 '이창'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유가 바로 원작 제목이 '이창(우라마도)'이었기 때문. 원작에서는 다리를 다친 소년이 옆집 남자를 관찰하다가 남자의 살인 장면을 라이브로(!) 생생히 목격하는 등 플롯 구조는 다소 다르다. 어린 아이가 주인공인데 살인 장면을 직접 본다는 내용 자체도 그렇고, 그 살인 장면 자체도 지나치게 세세하게 묘사돼서 당시 꽤 논란이 됐었던 모양이다. 미국판에서는 모두 알다시피 주인공 부터 성인으로 교체 됐고. 무성영화 시대에 전성기를 보낸 나기사 주고 감독은 유성 영화의 흐름이 일본에도 도입된 후 딱 이 영화 한 편만을 남기고 완벽히 은퇴해 버린 대단
부귀열차 富貴列車 (1986)
본토 반환 전, 홍콩 전성기의 장르 영화들의 리스트를 멀찌감치서 가만 바라보면 한 가지 묘한 의문이 생긴다. 아니, 의문이랄 것도 없다. 당시 홍콩 영화를 섭렵한 세대들이라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 같이 느꼈을 것이다. 홍콩 영화는 어느 장르를 만들어도 그 안에 어지간하면 쿵푸가 들어간다.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들은 쿵푸로 삼각관계의 결판을 내고, 호러 영화의 주인공들은 쿵푸로 귀신을 쫓는다. 견자단의 깐돌이 시절로 알려진 청춘 코미디물 [정봉적수]의 그 유명한 오프닝 장면을 보면 견자단이 꽤 그럴듯하게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데 그게 또 묘하게 우슈 투로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예 쿵푸랑 전혀 무관한 [금옥만당] 같은 음식 영화에서도 쿵푸를 한다. 아니 애초에 거기 캐스팅에 조문탁이 있잖아. 물론
폴리스아카데미 Police Academy (1984)
내 세대 혹은 그보다 조금 윗 세대에게 추억의 주말 외화를 물어 볼 때 늘 빠지지 않는 단골 레퍼토리다. 국내에 소개된 초창기 미국식 코미디라고 해도 될 것이다. 한국의 주말의 명화 세대는 이 영화로 미국 코미디를 배웠다. 가만 살펴보면 하나의 시대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적인 감수성이나 균형 감각 면에서는 지금 시대에 분명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단은 이렇다. 여성 시장이 취임하고 경찰 학교 지원 기준이 대폭 완화되는데, 성별, 나이 그리고 "인종"을 기준 삼지 않겠다고 발표하는 것이 영화의 시작이다. 바꿔 말하면, 기존 "남자" 시장 임기 중에는 경찰 채용 기준에 인종이 포함됐었다는 소리지. 즉, 단순히 어중이 떠중이 오합지졸이 경찰 학교에 모인다는 플롯을 위한 설정을 넘어, 시대의 한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