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Sources

Posts

2018 posts
당산대형 唐山大兄 (1971)

당산대형 唐山大兄 (1971)

멧가비|2016년 11월 18일

이주노동자의 분노와 복수 쯤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의미부여. 무대가 태국인 것은 그저 예산절감 차원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고, 어차피 주요 인물들 포함 마지막 악당들까지 모두 중국인이기 때문에 영화의 갈등 관계에 국적이나 민족성을 부여하는 것은 과잉 해석이다. 의도가 아예 없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냥 다른 나라에서 중국인들 깽판치는 이야기일 뿐. 영화는 한 마디로 이소룡의 캐릭터와 "진번쿵푸"의 다이나믹한 동작을 선보이는 무대 공연과도 같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라던가 카리스마 있는 악당으로 이야기를 완성하기 보다는 괴조음을 지르는 이소룡의 원맨쇼나 다름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로서는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입장이라 이소룡 본연의 스타일보다는 타협점이 더 많이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Streets Of Fire (1984)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Streets Of Fire (1984)

멧가비|2016년 11월 18일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해결사 이야기, 결국은 서부극의 또 다른 변주인 이 영화는 단지 현대판 카우보이의 재현에 그치는 대신 80년대 마초의 순정을 넘어 두 남녀의 쿨한 모던 로맨스를 다룬다. 서로 애틋하면서도 각자의 갈 길을 간 톰과 엘렌은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현대인이다. 그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여정을 로맨스라는 카테고리에 묻히는 것을 거부한다. 톰은 방랑자의 자유로운 행보를, 엘렌은 팝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감독의 전작들인 '투쟁의 그늘' 그리고 '워리어'와 함께, 나 개인적으로는 "월터 힐 마초 삼부작" 쯤으로 묶는 작품인데, 본작의 톰이 선배 마초들인 체이니나 스완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는 타고난 아웃사이더가 아닌, 자신의 아이덴티

롱 라이더스 The Long Riders (1980)

롱 라이더스 The Long Riders (1980)

멧가비|2016년 11월 18일

영거 삼형제와 제임스 형제, 밀러 형제로 구성된, 남북 내전 이후 실존했던 악질 은행 강도들의 흥망을 소재로 한 서부 범죄극. 월터 힐은 기본적으로 이소룡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면을 보이지만 또한 샘 페킨파의 스타일을 간접적으로 사사한 감독이기도 하다. 하지만 페킨파의 수정주의적 관점 역시 이 영화의 토대가 되었냐고 한다면 이는 조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문제다. 작중 강도들은 자신들을 만든 것은 남북 내전이라며 시대를 탓한다. 그러나 그들의 말처럼 전쟁이 없었다면 그들이 다른 인물이 되었을 거라는 묘사나 암시는 전혀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건 시대를 막론하고 범죄자들이 자신을 변명하는 데에 쓰는 단골 레퍼토리이기 때문에 그 말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강도들은 마치 시대가 낳은

워리어 The Warriors (1979)

워리어 The Warriors (1979)

멧가비|2016년 11월 17일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시대 불명의 갱스터 판타지인 척 하지만 알고 보면 뒷골목 불량배들의 심리와 행동을 정확히 꽤 날카롭게 관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삼오오 유니폼을 맞춰입고 으스대지만 경찰 사이렌 소리에 꽁무니 빼고 도망가는 한심한 꼴이라든지, 당장 죽게 생겼는데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비 문명적인 행태 등에선 그들이 뒷골목 불량 인생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된다. 영화는 갱의 세계를 의협이나 스타일리쉬함으로 포장하진 않지만 일말의 동정의 시선 쯤은 보낸다. 여정 후반부 지하철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두 쌍의 연인들을 무심하게 지켜보는 스완과 머시의 표정에선, 타고난 출신지와 계급적 한계 등에 대한 상념이 읽힌다. 그러나 그것이 처지 비관이나 사회 구조에 대한 원망 등으로 단순하게

플래시 - 줄리안이 플래시를 미워하는 이유

플래시 - 줄리안이 플래시를 미워하는 이유

멧가비|2016년 11월 17일

톰 펠튼이 연기한 줄리안 알버트는 기본적으로 메타휴먼포비아에 가까운 인물인데다가, 플래시를 탐탁치 않아하는 건 물론 그 얼터 에고인 배리와는 거의 앙숙이다. 현재 전개로는 그래도 잘 풀어나갈 가능성이 보이지만 시즌 초반에는 서로 죽빵 안 날리는 게 신기했을 정도. 어쩌면 배리(플래시)를 그렇게 미워했던 이유가 플래시의 심볼 때문은 아닐까. 전생에 자꾸 입닥치라고 했던 어떤 재수없는 놈이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