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really som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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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무

잔뜩 옹송그리고 지나보낸 겨울 동안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하여 두려워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내가 무려 '여행'을 겁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는 퍽 좌절스럽거나 혹은 걱정스러웠다. 새해 벽두부터 내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실컷 앓아버린 탓에 움츠러들었는지도 모르고, 겨울이어선지 유난했던 객창감에 사무쳐서 그랬던지도 모른다. 여행이 겁났다. 더이상 외국 나돌아다니지 말고 서울에 자리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듯이, 이제는 여행도 그만 다녀야되는걸까 싶었다. 당장 2월로 예정된 취재여행조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개정판 작업에 착수하고, 옛 사진들을 뒤적거리고, 무엇보다 여행 일정과 동행을 얼추 정해뒀더니 퍽 마음이 놓이고 오히려 즐거워졌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니 나는 여행이 두려웠다기보다 혼자

2013 01 27 <그림자 군단>

그림자 군단 장-삐에르 까셀,리노 벤츄라,시몬느 시뇨레 / 장 삐에르 멜빌 나의 점수 : ★★★★ 대업의 잔망함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변영주 감독 GV 영화 나 황석영의 소설 이 떠올랐다. 대업이라는 것들도 사실은 무척 잔망스런 이면을 지니고 있다. 은 레지스탕스의 잔망함을 보여준다. 동지라거나 대의라거나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 그 가운데서도 인간은 은신처에서 홀로 외로워하거나 아무래도 살고 싶어 자존심을 버리고 냅다 달려대거나 가족 때문에 동료를 팔아넘기거나, 그런 존재들이다. 이 빌어먹을 잔망스러움에 농락당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하지만 이 시대가 과연 그렇

2013 01 26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 휴 잭맨,러셀 크로우,앤 해서웨이 / 톰 후퍼 나의 점수 : ★★★★ '불쌍한 사람들' 용산 CGV w Ina 레 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한국에 처음 번역되어 들어왔을 때는 '너 참 불쌍타'라는 제목이었다가 나중에는 '장발장'이라는 조선사람 이름인가 싶은 뭐 그런 이름으로 제목 삼아 더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발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는 하지만 판틴도, 자베르도, 에포닌도, 다들 얼마나 얼마나 불쌍한 사람들인가 말이다. 초장부터 눈물 훌쩍이고 있던 룸메와 달리 나는 중반쯤, 에포닌의 짝사랑에 가서야 눈물이 났는데, 거기서 울고 있는 나를 보면서도 아 젠장, 이제 제대로 된 연

2013 01 26 <센스 앤 센서빌리티>

센스 앤 센서빌리티 엠마 톰슨,휴 그랜트,케이트 윈슬렛 / 이안 나의 점수 : ★★★★ '이성과 감성' 얼마 전 재밌게 본 의 이안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는 차원에서 보게 되었다. 게다가 제인 오스틴 원작이라니! 제인 오스틴스러운 영화였다. 어릴 때 을 봤을 때는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영문학을 좀 배우고 그 시대의 배경 따위를 알고 나서 를 보니 더 이해가 잘 된다. 이외에 얼마 전 본 이나, 예전에 읽었던 같은 작품을 보면, 의외로 돈 때문에 사랑을 포기해버리는 인물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사랑이든 뭐든 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건

2013 01 20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최민식,하정우,조진웅 / 윤종빈 나의 점수 : ★★★★★ 살아있네! 내가 미국에 있을 때 개봉한 영화라서 이제서야 찾아보게 되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수작이다. 혹자의 말마따나, 느와르와 트로트가 어쩜 이렇게 조화될 수 있었을까. 최익현이 보여주는, 나쁜놈들 전성시대 속에 살아남기 위한 구질구질한 고군분투들이, 낮은 조도의 불빛 아래 최형배가 들이키는 고량주 한 잔과 함께 깔끔하게 넘어간다. 그런 영화다. 결국 최익현은 살아남았다. 영화는 그의 아들이 검사가 된 것과 또 그의 아들이 첫돌을 맞는 잔치를 보여주며 맺는다. '대부님'이라는 마지막 호명과 함께. 영화는 지난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니까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그의 아들로 또 아들로 이어지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