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잔뜩 옹송그리고 지나보낸 겨울 동안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하여 두려워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내가 무려 '여행'을 겁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는 퍽 좌절스럽거나 혹은 걱정스러웠다. 새해 벽두부터 내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실컷 앓아버린 탓에 움츠러들었는지도 모르고, 겨울이어선지 유난했던 객창감에 사무쳐서 그랬던지도 모른다. 여행이 겁났다. 더이상 외국 나돌아다니지 말고 서울에 자리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듯이, 이제는 여행도 그만 다녀야되는걸까 싶었다. 당장 2월로 예정된 취재여행조차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개정판 작업에 착수하고, 옛 사진들을 뒤적거리고, 무엇보다 여행 일정과 동행을 얼추 정해뒀더니 퍽 마음이 놓이고 오히려 즐거워졌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니 나는 여행이 두려웠다기보다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