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r e a m i n g , f l y i n g , f l o w i n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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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악몽_ Krems, AUSTRIA
'헉..' 나는 크게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가위에 눌린 사람이 발작을 일으키며 깨어나듯 버둥거렸다.악몽을 꾸었다. 땀에 등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눈을 뜨고 보니 낮설고도 서늘한 하얀 벽이 눈에 들어온다. 낮선 침대보가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창 밖은 블라인드 사이로 달빛에 비친 시계탑이 새벽4시를 가리킨다. 내 방이 아니지.. 나는 얼른 불을 켜고 왼쪽 눈을 가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나머지 오른쪽 눈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꿈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공포'는 없었다.휴우... 숨이 막혔다 겨우 터져버린 기도를 쓸어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날이 밝자 나는 침대의 위치를 바꾸어 놓았다. 눈뜨자마자 하얀 벽이 보이는 게 싫었다. 침대의 헤드를 문쪽에 두고 아침

#14 시간의 가장자리에서_UB, Elsen, Terelj, Bayanuur, MONGOLIA
차로 한참을 달려 초원에 다다렀다. 울란바타르에서 출발한지 약 2시간 만이다.하늘은 푸르렀고, 저 멀리 지평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산이 많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저 멀리부터 염소 떼가 지나가고 있다. 낙타도 보인다. 정말.... 몽골이구나.한가로운 풍경에 감탄하긴 이르다. 초원은 생각보다 사막화가 심했다.차가 달리면 차 뒤로 모래바람이 일어났다. 마치 차 뒤로 누런 꼬리가 달린 것 같이.딱히 도로가 없었다. 그냥 초원 위를 내달렸다. 길이 없기에 여긴 네비게이션이 아니라 GPS에 의존한다.혹자는 몽골 여행을 없는 길을 내달리는 재미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건 한가로운, 그리고 돈이 많은 여행객들이나 낭만적으로 하는 말이었다. 우리는 사막화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몇몇 지방을 둘러

#13 뉴욕고양이, 그리고 달_NYC, USA
다시, 혼자 버려진 기분이였다. 이 낮선 곳에. 뜨거웠던 8월, 에어컨도 없는 NYU기숙사에서 미친듯이 작업했던 그 시간. 수많은 자극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응축된 하루하루를 보낸 치열한 그 곳.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내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렇다. 떠나고 싶어 떠났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다시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것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다시 짐을 꾸려 36번가 도미토리 숙소로 이동하고서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를 만나 배터지게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는, 센트럴 파크 잔디밭에서 널부러져 몇시간 동안 잤다. 그동안의 피로가 몰려왔다. 다시 외로워졌다. 주말동안 내내 곰처럼 잠만 자다가, 이러면 안되지 싶었다. 내가 지내는 이 하루하루가 돈인데. 이 한몸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월요일이 되는 날

#12 후지산 지갑사건_Mt. Fuji, JAPAN
두번째 일본, 도쿄여행 처음 일본을 갔었던 아키타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도쿄여행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정신없이, 도피하듯 비행기표를 끊고 호텔을 예약했다. 동행자, 나의 친구가 입술이 새파랗게 변한 채 공항에 나타났다. 여행을 위해 친구의 무리한 대체근무, 나 역시 돌아오면 닥칠 어마어마한 일거리들을 두고 지금 당장이 아니면 떠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때문에 20대 중반 이 여자 둘은 서둘러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가 뜨고서야 우리는 안심했다. "드디어 서울을 떠나는구나.." 여행을 간다는 것 보다 서울을 떠난다는 게 더 중요했던 순간이었다. 급하게 비행기 안 셀카를 후다닥 찍고는 채 두시간이 안되는 비행 시간동안 우리는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는 나리타 공항에

#11 사랑을 증명하는 또 다른 방법, 믿음_ Arches National Park, USA
#1. 인천공항 가는 길 (2008) 비가 쏱아지고 있다. 폭우다. 한국에 장마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말 누군가 고무호스로 물을 뿌리는 듯 비가 오는 강변북로를 따라 인천공항으로 차를 운전해 가고 있다. 와이퍼가 없는 차 옆 유리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마치 자동세차장에 들어선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빗길에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하다. "비행기가 뜰까?" 그녀가 물었다. 운전하고 있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가벼운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사귄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커플. 여자는 뉴욕행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다. 오늘 떠나면 이들은 한달 동안 떨어져 지내야 한다. 알면서도 남자는 여자에게 사귀자 말했고, 여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승락했다. 왜그럴까. 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