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공항 가는 길 (2008) 비가 쏱아지고 있다. 폭우다. 한국에 장마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말 누군가 고무호스로 물을 뿌리는 듯 비가 오는 강변북로를 따라 인천공항으로 차를 운전해 가고 있다. 와이퍼가 없는 차 옆 유리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마치 자동세차장에 들어선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빗길에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하다. "비행기가 뜰까?" 그녀가 물었다. 운전하고 있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가벼운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사귄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커플. 여자는 뉴욕행 비행기표를 가지고 있다. 오늘 떠나면 이들은 한달 동안 떨어져 지내야 한다. 알면서도 남자는 여자에게 사귀자 말했고, 여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승락했다. 왜그럴까.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