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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로맨틱한 해변 디너를 꿈꾸나요?_칸쿤, 맥시코
저 멀리 끝없는 대서양이 펼쳐지고 있다. 아.. 우리가 꿈꾸던 낭만적인 허니문이 바로 이것이었던가. 아마 배를 타고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자유를 갈망하는 나라, 모히또의 쿠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파도는 넘실대며 태양에 달군 모래사장을 적시고, 내 발 끝을 간지럽힌다. 우리만을 위한 디너 테이블에는 영국산 촛대에 촛불이 당신의 눈빛처럼 이미 흔들리고 있다. 웨이터가 자리를 안내하고 우리는 자리에 앉자마자 거추장 스러운 구두와 하이힐을 벗어버린다.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며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이브닝 드레스로 한껏 차려 입은 나의 어깨 위로 하늘하늘한 쉬폰 옷자락이 기분좋게 간지럽힌다. 에피타이저로 맥시코산 새우에 싸우어쏘쓰가 상큼하게 뿌려진 셀러드로 간단하게 즐기고, 메인 디쉬로는

#36 나도 웃을 수 있었을까?_ Antelope canyon, USA
그와 나는 벼르고 별렀다. 흔히 알려져 있는, 그래서 한국인이 바글 대는,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를 그런 곳은 가지 않겠다고. 그래서 선택했다. 애리조나 주에 있는 엔텔로프 캐년. 발견된지 얼마 안 되었고, 미국인들도 알음알음 온다는 그 아름답다는 곳. 캐년은 많고도 많지만 이런 곳은 없다는 것. 127시간 영화의 숨 막히는 공간. 그래서 우리는 언제 갈지도 모르는 다음 목적지를 미리 정했고 이 꿈은 약 2년여만에 이루어졌다. 그런데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에는)워낙 정보가 없는 터라 소문만 무성하게 들었던 이 곳이 어딘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발빠르게 여행 후기를 올리는 한국인들과는 달리 이들은 게으르다. 아무리 구글링을 해도 어떻게 가는 것인지 입장료는 어떻게 되는지

#35 선크림의 성능을 온전히 느끼려면 롱비치로_NYC, USA
늘 되던 것도 무언가 바뀌면 잘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평소에 잘 되던 카세트 테잎 녹음기가 꼭 중요할 때에는 작동이 되지 않거나, 왠지 길이 엇갈릴 것만 같아 전화를 하면 통화 중이거나 아니면 받지 않거나. 급한 날은 꼭 자동차에 기름이 없다. 평소에 잘만 뒤집던 달걀 프라이도 낮선 손님을 맞이하면 꼭 달걀 노른자를 터트려 먹기 일쑤. 밥은 쿠쿠가 해주는데도 질척질척하다. 어떻게 그렇게 알고 그런건지 모르고 그런건지. 누군가 보이지 않는 마법의 힘으로 날 방해하는 건지 참 미스테리이다. 그날은 유난히도 일이 잘 풀렸다. 마침 주말에 나는 이 먼 곳 뉴욕까지 와서 해변을 가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얘들을 살살 꼬셨다. 이 뜨거운 여름에 뉴욕과 바다가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집 떠나 온지 1주일 잔뜩

#33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_ Barcelona, SPAIN
벌써부터 불어 오는 바람부터 달랐다. 국경을 넘을 때 말이다. 햇살도 프랑스보다 더욱 따사로웠고, 가끔 지중해의 짠 내음도 났다. 화이트 와인의 달큰함도 느껴진다. 투박한 듯한 산세도 기분 탓인지 달라 보였다. 환호성을 지르며 차창을 모두 열고 바르셀로나를 향해 내달렸다. 추워진 10월의 유럽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부에 닿는 지중해 태양에 달궈진 까딸루냐 공기는 거칠고도 적극적이었다. 국경을 넘으며 보았던 저 산꼭대기 투우의 모습처럼. 마지막 여정 바르셀로나, 편안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기나긴 여행이 곧 끝난다. 이제 곧 집에 돌아간다. 다시 김치찌개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실시간 한국 드라마도 볼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난 매콤한 비빔냉면부터 먹을꺼

#32 그래서, 북쪽이야? 남쪽이야?_ Basel, SWITZERLAND
독일에서 스위스 국경 어디쯤이었나.오. 이 산만 넘으면 다른 나라야. 참 신기한 일이다. 빠리서 뿌조를 빌려 한참 신나게 유럽 여행을 하고 있을 때였다. 짐이 많아 차 지붕에 스키어들처럼 짐을 잔뜩 싣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목적지를 향해 운전하고 있는데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우리의 차를 막고 세웠다. 어디서 왔어? 제복 입은 남자가 물었다. 꼬레아. 우리는 별일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꼬레아... 꼬레아?? 남자는 아쭈, 옳치 잘걸렸다 하는 표정으로 반문한다. 그래, 꼬레아. 뭐 문제있어? 우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되물었다. 그래 다른 차들은 다 통과시키는데 굳이 우리만 세운 이유가 뭔가 꼬롬했다. 여권 줘봐. 그는 상당히 강압적인 뉘앙스로 입을 떼었다. 뭐.. 국경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