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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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 posts뇌는 이기적이다
어려서 보았던 구로사와 아키라의 초중기작들 중 뇌리에 깊히 박힌 건 "7인의 사무라이"보다도 "라쇼몽"이었다. 사람의 기억이 특히 시비가 얽힌 것일수록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된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울게 없어도 거짓말을 하다 들킨 어린아이의 부끄러움은 여전히 남아있었달까. 그리고 하나의 사건을 훑는 여러 개의 관점은 하나의 형식이 되어 여러 영화에 왕왕 쓰였는데. 내용으로나 형식으로나 "라쇼몽"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 리들리 스콧의 이번 "라스트 듀얼"은 실화에 기반하면서도 배경이 다를 뿐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진실 공방이라는 점은 놀랍도록 닮아 장(맷 데이먼), 자크(아담 드라이버), 마르그리트(조디 코머)의 시점으로 사건을 세 번 반복한다. 그러면서도 2021년의 리들
듄의 비전
데이비드 린치(혹은 앨런 스미시)의 1984년작 "듄"은 나에게 있어 여러모로 애매한 작품이었다. 뒤늦게 알게 된, 어른의 사정으로 어마어마한 가위질을 당한 거야 어느정도 감안한다 해도 중요한 설정이 일부 누락되면서 전개의 흐름이 바뀌었고, 오리지널 설정으로 추가된 음파 병기는 아무리 봐도 기괴했으며, 복수가 끝나면서 매듭지어지는 이야기는 평범한 영웅담에 다름없었다. 무엇보다도 원작의 묘사를 충실하게 옮긴 화면은, 물론 환상적이긴 했지만, 원작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올렸던 이미지와 별다르지 않았던 거다. 그래도 '그' 데이비드 린치인데 말이지. 재영화화 기획이 오랫동안 시공간을 표류한 끝에 끝내 드니 빌뇌브의 손에서 다시 만들어졌다. 수 차례 영화와 게임을 통해 만들어졌고 파생되
성당 여행 #127 속초 청호동성당
10월 초 양구-속초 여행 기록의 마지막은 속초의 청호동 성당입니다. 의도한건 아니었지만 저는 속초에 오면 대부분 속초항 북쪽 동명동 주변에 머물렀기에 이번 속초 여행은 청초호 주변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고 숙소도 그 근처로 잡았습니다. 청호동(靑湖洞), 즉 청초호수동네의 본당은 1994년 승격 설립된 비교적 젊은 본당입니다. 입구 오른편에는 성모자상이 모셔져 있구요.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오랜 준비 끝에 2015년 완공 봉헌된 현재의 성당 건물은 비교적 트인 공간에 등대처럼 높이 솟은 종탑 덕분에 성당이라는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종탑 뒤를 보면 너른 중정을 끼고 중앙 왼쪽 조배실이 아기 예수, 오른쪽 성전이 성모 마리아, 왼쪽 바깥의 교육관이
성당 여행 #126 양구 양구성당
지난 주말 양구-속초 여행의 리포트 첫 번째, 양구의 양구 성당입니다. 양구군은 직접 휴전선을 맞대고 있기도 한데다 주위의 춘천, 홍천, 화천, 인제 등지에 비해 인구도 인프라도 떨어지는 편이지만 근래에 한반도의 정중앙이라는 점을 홍보하고 있죠? 남면의 이름도 국토정중앙면으로 바뀌었고 '배꼽'이라는 단어가 붙은 곳도 많고 그렇습니다. 반대편의 주차장 쪽에서 접근하니 안뜰의 커다란 나무가 드리운 그림자가 참으로 풍성하군요. 양구 공소의 이름은 1888년 강원지역 최초의 본당인 풍수원 성당 설립 당시부터 등장하므로 그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리적 여건상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주둔 군부대의 군인들과 군종신부 중심으로 운영되다 1960년대 들어 박
10월의 양구 속초
지난 8월에 계획했으나 급작스런 기상 변화로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강원 북부 여행, 개천절 연휴를 맞아 급거 다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다른 곳을 갈 생각이었건만 이리저리 일에 치이다보니 새 계획을 짤 시간이 없어 고대로 다시 꺼내 재활용 고고!? 양구군은 강원 북부에서도 외진 곳이다보니 읍내를 둘러본 것은 왕년 군청 답사 때가 처음, 이번이 두 번째가 됩니다. 물론 첫 목적지는 양구 성당이죠. ^^; 옛 건물을 간직한 옛 성당 안의 한쪽 벽에는 매우 독특하고 멋진 그림이 걸려있네요. 읍내를 돌다보면 양구 출신의 유명 화가 박수근을 크게 기념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으니 또한 박수근 미술관을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전체 규모가 매우 크더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