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근소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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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치]

소근소근 노트|2013년 7월 4일

옛날에 보고 또 봤다. 과거 이걸 보던 시점에서 아마도 난 기자였었겠지. 극장에서 잤겠지. 역시 가이 리치! 하다가 스토리가 워낙 얽히고 섥히고 캐릭터들이 많다보니 피곤해져서 잠들었었던 기억이 나. 내가 영화 컷을 다 외우진 않아도 남들보다 오랫동안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이 영화는 생각이 아예 안나는 컷들이 많더라. 아무리 13년 전 영화라지만. 브래드 피트는 억양 엄청 웃긴 집시 파이터로 나오는데. 웃겨서 진짜. 뭔 소리를 하는지 완전 모르겠더라. 게다가 훌렁 옷 벗는데, 뭐야 저렇게 아름다운 생명체가 다 있나 싶었어. 눈은 반짝반짝 빛나지 몸은 젊음 그 자체로 건강하지 튼실해보이는 골격에 딱 적당한 근육에 웃으면 마냥 매력적인 인간. 게다가 허허실실 웃기다가 나중에는 한몫 챙겨서 바람과 함께 사라져.

[월드 워 Z]

소근소근 노트|2013년 7월 4일

좀비 무비로 분류하더만. 나에게는 브래드 피트의 노화는 왜 그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못하나, 를 고민하게 만든 영화. 영화는 멋진 남자가 지구를 구한다는 심플한 영웅 + 좀비 + 액션 영화인데. 후반부 40분을 다 재활영했다는데도 나름 미끈하게 잘 빠진 블록버스터였다고 생각돼. 고민하고 만든 만큼 위화감없고 소소하게 웃기고 긴박감 넘치고 재밌었어. 좀비라는 게 무엇의 은유이든 간에. 인생을 살다보면 꿈에서도 발목잡는 징글징글한 공포 하나쯤은 다 있잖아. 아닌가. 나만 그런가. 나는 평생 쫒기는 악몽 속에 살아온 터라, 악몽이 아닌 꿈은 그저 감사한데, 악몽이 스크린 가득 눈앞에 펼쳐지고 결국 벗어나게 되는 영화적 경험은 어떤 테라피처럼 작용하는 것 같다. 헐리우드 영화는 갈등 해결의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니까

[피파 리의 은밀한 삶]

소근소근 노트|2013년 7월 4일

뭐야. 뭐 이렇게 호화 캐스팅이야. 브래드피트 제작인가. 키애누 리스브는 영화에 나올 때만 잠시 회춘하는 듯. 서른다섯 철없는 청춘으로 나오는데 하나도 위화감 없네. 블레이크 라이블라와 로빈 라이트가 이렇게 싱크로율 높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진짜 젊은 시절 그대로 늙은 듯한 아름다운 모습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어. 모니카 벨루치도 뱀파이어인 듯 미모 여전하고. 위노나 라이더는 아직도 철없는 어린아이 연기가 어울려. 어째 다들 나이를 안 먹냐구. 영화는 아름답지만 그닥 마음에 드는 스토리는 아니었다. 얼굴 예쁜 여자가 전략적으로 시집 잘 가서 팔자 고치고 사는 이야기인데, 남편이 나이가 많으면 두번째의 기회도 빨리 온다는 무척 현실적인 교훈이 너무나 노골적이었어. 그녀가 안 예뻤다면 아마도 그냥 늙고 지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소근소근 노트|2013년 7월 4일

나름 흥미진진하게 봤다. 은근 캐스팅 쩔고. 3명의 죽이고 싶은 보스와 덤앤더머 저리가라 할 만큼 대충대충인 직장인이 셋. 영화적으로 보면 설정이나 캐릭터가 독특한데, 사실 직장생활 하다 보면 이 따위보다 더 지랄같은 상사들도 많잖아. 성희롱은 기본이고 언어 폭력, 권력 남용, 비인간적인 매너, 지독한 비쥬얼 테러도 한둘이 아니었지. 과거의 지옥을 잠시 떠올리며, 공감하며 봤다. 물론, 이야기가 그렇게 진지할 줄 안다면 오산. 이건 코미디니까. 이게 내 얘기다 생각하면 섬뜩하지만. 대사도 재밌었고, 캐릭터들도 사랑스러웠고, 제니퍼 애니스톤은 여전히 섹시하고, 제이미 폭스 넘 귀엽고, 케빈 스페이시 진짜 또라이 같았고. 소소하게 웃기고 재밌었었던 영화. 별점 OO

[프렌즈 위드 베너핏]

소근소근 노트|2013년 6월 25일

억지로 우겨 넣는 로맨틱 코미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소녀감성의 뉴요커 밀라 쿠니스가 가족들과 알콩달콩 훌륭하게 자란 LA 출신 아트 디렉터 저스틴 팀버레이크랑 '프렌즈 위드 베너핏' 하다 결국 사귀는 이야기. 밀라 쿠니스랑 저스틴 팀버레이크인데 더 설명 필요해? 비쥬얼 훈훈하고. 대사빨 훌륭하고. 베드씬의 캐미도 터지고.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영화. 보기 싫은데 본 영화. 억지로 우겨넣는 감수성 훈련. 미쳐버리겠다. 현실에 없는 걸 막 꿈꾸고 그러려니. 두드러기 돋아. 실제로 친구와의 섹스는 그렇게 쿨하지 않다. 알잖아. 일단 니 친구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처럼 귀엽지도 섹시하지도 돈 많지도 않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주변 사람들이 소문도 안 내고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도 않지. 사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