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U MIS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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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DID U MISS ME ?|2022년 2월 28일

조 라이트의 첫번째 뮤지컬이 아닌가 싶은데, 그걸 잘 해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가뜩이나 그 형식이 강조되는 장르인데, 연출이나 연기 등등 영화의 요소 요소가 모두 다 자기 주장 강해. 그러니까 형식 위에 드러난 형식들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진달까. 물론 음악이나 뮤지컬 넘버는 좋았지만, '뮤지컬 장르 영화'로써 이 영화를 규정할 땐 마냥 박수칠 수만은 없단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박수를 받아 마땅한 존재가 이 영화에 역시 존재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주인공 시라노를 연기한 피터 딘클리지. 아, 피터 딘클리지! 배우라는 직업의 힘! 는 피터 딘클리지의 이후 필모그래피에서 꽤 중요한 방점으로 기억될 것 같은 영화다. 우리는 의외로, 피터 딘클리지를 오랫동안 봐왔다. <망각의

러브버드, 2021

DID U MISS ME ?|2022년 2월 28일

사랑에 설레었으나 이젠 그 사랑에 고통받는 연인. 서로에게 험한 말을 잔뜩 쏘아붙여 놓고는 이제 다 끝인 건가 싶었을 무렵, 그들이 운전하고 있던 자동차 앞으로 웬 자전거 탄 남자가 돌진한다. 괜찮냐고 물을 새도 없이 곧바로 도망가버리는 자전거 탄 고라니. 그리고 그 때 경찰이랍시고 들이닥쳐 그들의 차를 빼앗고 고라니를 짓뭉개버리는 남자 2. 고라니는 죽었고, 경찰관은 사라졌다. 남은 건 차에 밟힌 시체와 그걸 밟은 그들의 자동차, 그리고 소위 유색인종이라고들 말하는 그들의 피부색. 암만 생각해도 좆됐다. 이제 이별이고 자시고, 일단 경찰의 수사망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곧죽어도 내가 죽인 거 아니라고, 세상에 소리쳐야한다. 그렇게 연인은 사건의 진범을 찾아 뉴올리언즈의 밤을 뚫고 달려간다. 기시감이

첨밀밀, 1996

DID U MISS ME ?|2022년 2월 28일

시작부터 뚱딴지 같은 소리지만 난 운명을 믿지 않는다. 우리네 만남과 이별이 모두 저 하늘 윗편 어딘가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힘 좀 써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그건 너무 힘빠지지 않는가. 하여튼 개인적으론 운명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운명'이라는 요소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멜로 드라마란 장르까지 내가 구태여 거부할 필요는 또 없지. 귀신과 악마의 존재를 굳이 믿지 않아도 오컬트 장르를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만남이 그저 스쳐지나가는 게 아니었다는 말. 운명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그 말이 품은 소중한 절박함은 사람들의 마음을 뿌리채 흔들어 놓기에 더없이 충분하다. 그리고 그러한 수많은 멜로 드라마 장르의 영화들 중 은 특히나, 그 '운명' 자체가 영화의

리코리쉬 피자

DID U MISS ME ?|2022년 2월 23일

개인적으론 지금까지의 폴 토마스 앤더슨이 만들었던 영화들을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하고 있었다. 분류 기준은 다름아닌 무게. 무거운 영화들과 비교적 가벼운 영화들. 무거운 쪽 카테고리에는 아무래도 나 , , 같은 영화들이 들어있을 것. 그렇담 가벼운 쪽에는? 당연하게도 가 치고 나와야지. 여기에 도 살짝 이 쪽이라고 생각. 그리고 그 라이트한 라인 업에, 이번 가 스리슬쩍 들어온다. 어떻게 보면 PTA의 영화들 중 보다도 더 가볍고 산뜻한 영화인 것 같음. 얼렁뚱땅 돌고돌아 결국에는 니캉

파프리카, 2006

DID U MISS ME ?|2022년 2월 23일

꿈이 인간 무의식을 반영한다는 사실은 이미 너무 오래 전에 밝혀진 사실이라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멘트다. 인간 무의식의 반영. 그러니까 인간이 느끼는 사랑과 동경, 욕망 등의 감정들이 모조리 담기는 그릇이 바로 꿈인 것. 곤 사토시는 그 꿈이란 그릇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 테크닉의 정점에 섰다. 가 당신의 취향이 아닐 수는 있어도, 그것이 구현해낸 기술적 가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거란 이야기. 거의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미지의 향연. 그 자체로 는 충분히 의미있다. 중년의 남성들이 건물 옥상에서 도미노 마냥 기쁘게 투신하는 이미지, 살해 당한 남성이 해파리 마냥 흐물흐물 거리며 슬로우 모션으로 낙하하는 이미지 등은 오묘하게 아름답다. 하지만 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