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닭고기가 어디서 오는 줄 알았어요?""글쎄요, 마트 식품코너?" 정확하진 않지만 여튼 더럽게 재미없던 영화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요리를 한다고 닭모가지를 비틀어버린 시골남자를 보며 기함한 도시여자의 대답인데, 장 볼 때마다 이 부분이 생각난다. 마트에서 팩에 포장된 제품만 사던 내가 잘도 시장을 다니는구나 싶어서. 각종 육류의 내장만 좍 늘어선 좌판들은 아직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했지만 원형 그대로 매끈하게 벗겨진 오리나 팔뚝만한 내장이 들어 있는 핏물 가득한 생선 정도는 대처 가능하다. 국수 한그릇 먹는데 옆을 돌아다니는 오리, 닭, 개, 쥐들은 신경도 안 쓰게 됐고.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말이다.(2012년 6월 24일 일기 중) 말 그대로 지저분하고, 어수선하고, 한창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