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부푼 꿈과 포부를 안고 도착했을 때 이곳에는 4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밥도 잘 안 넘어가고, 의욕도 없고, 정말 피부가 아플 정도로 뜨거운 햇빛에 정신 못차리는 와중에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대체 내가 무슨 배짱으로 여길 왔을까?' 여행 좋아한다면서 그동안 동남아 쪽으로는 발길 한 번 돌려본 적 없었다.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고 가까운 이곳에 오지 않은 건 단 하나, 더위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더위가 시작되면 아무 것도 못하고 정신을 놓아버리는데다, 원체 추운 걸 좋아하니까. 추위를 잘 타면서도 이상하게 추운 걸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도 항상 겨울에만 다녔는데 이 더운 나라에 살겠다고 오다니. 그것도 베트남에서 가장 덥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