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공기살인

By DID U MISS ME ? | 2022년 4월 30일 |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말하면 불경한 소리겠지만, <공기살인>의 개봉 즈음 TV 뉴스에서 10여년 전 실제 가습기 살균제 살인 사건으로 고통을 받았던 피해자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사실 거의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너무 미안했다. TV 뉴스 보다가 뜬금없이 미안한 감정을 느껴 고개를 떨궜다고 말한다면 누가 믿어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너무 죄스러웠다. 내가 만들고, 내가 판 가습기 살균제도 아니었건만 그냥 그걸 잊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너무 개탄스럽더라고. 다만 영화는 영화로써 평가해야하는 것 아니겠는가. 영화 <공기살인>의 가장 큰 적은 기시감이다. 실제 사건에 기반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시감이 든단 소리가 아

<테스와 보낸 여름> 사랑스럽고 예쁜 힐링영화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20년 9월 11일 | 
2019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초청되었던, 안나 왈츠의 소설원작의 네덜란드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을 매우 소수의 관객 사이에서 관람하고 왔다. ​'엄마, 아빠, 형 그리고 나도 죽는다'라는 영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은 주인공 소년의 독백이 흐르고 이내 이 4차원보다 더한 소녀 테스와의 우연한 만남과 깜찍한 모험이 전개되었다. ​어리지만 소년 샘이 막연하게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이 왠지 내 어릴적 추억과도 맞닿는 기분에 점점 짠하기도 하고, 이토록 감수성 예민한 아이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이 가니 점점 이야기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눈부시게 빛나고 아름다운 민트색 하늘과 바다 그리고 아이보리색 모래, 레트로 감성 물씬나는 한가롭고 낭만적인 유럽 시골스런 휴가지의 정경이 살짝 빛바랜

남자사용설명서, 2012

By DID U MISS ME ? | 2020년 2월 6일 | 
키치. 보통 저속한 작품 내지는 표현, 묘사를 이르는 말. 굳이 상스러운 말로 표현하자면 싼티나는 작품에 '키치하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키치'라는 개념은 현대에 와서 '병맛'이라는 개념과 자주 혼용 되기도 하는데, 사실상 현재의 한국에서 '키치'는 곧 '병맛'이다. 그리고 그 키치와 병맛을 있는대로 꽁꽁 뭉쳐 영화로 연성시키면 바로 이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상 포스터부터도 싼티 날티 나는 비디오용 영화처럼 보이는데, 정작 이 영화의 흥행 실패는 이 포스터 때문이었다고 본다. 이거 존나 재밌고 좋은 영화인데 저 싸구려 학예회 같은 포스터가 다 망쳤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나 DC 확장 유니버스 보다도 더 비현실적이고 괴상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

김승우, 김정태의 '잡아야 산다'를 보고..

By 앤잇굿? | 2016년 1월 19일 | 
김승우, 김정태의 '잡아야 산다'를 보고..
주연 배우가 본인이 출연한 영화를 공개적으로 셀프 디스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 김창완은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한 ‘닥터’라는 영화를 두고 역대급 셀프 디스를 펼친 적이 있다. “진짜 그건 실수였다.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그야말로 집어던졌다. 그런데 내가 이걸 이렇게 5분 보고 던져버릴 수가 있나. 그래서 다시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 심리를 알아보자. 그래서 진짜 하겠다고 한 거다. 오로지 그 이유”라고 말한 후 “심리를 알아냈냐.”는 질문에는 “알았다. 돈 벌려고 그러는 거더라. 그냥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다. (관객으로부터) 돈을 뺏어 오려고 그러는.. 오로지 그 생각 밖에..”라고 말했다. 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