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의 말대로 <장고: 분노의 추적자>(이하 <장고>)는 사랑이야기인가? 그렇다. 아내를 구하기 위한 한 남자의 눈물겨운 여정이라는 점에서 사랑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사랑보다 복수에 더 흠뻑 취해있는 듯 보인다. 자신을 괴롭혔던 이들에게 일말의 용서 따위 허용치 않는 주인공은, 영락없는 복수의 화신이다. 기억해야 할 건, 이 복수극에 ‘역사’가 들어서 있다는 점이다. 처음은 아니다. 타란티노는 이미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역사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들을 다룬바 있다.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은 나치군에게 부모를 잃은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이었다. <장고>에서도 복수의 대상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다. 영화가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