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물
Posts
99 posts언터처블 1%의 우정 Intouchables (2011)
우정이라는 낡은 단어에 대한 일종의 개념 환기. 우정이라는 개념 안에 존재하는 의외성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다. [라 라 랜드]에서 사랑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영화에서의 우정이란 하나의 비즈니스와도 비슷하다.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으면서 쌓이는 우정이라고 해서 거기에 진심이 결여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필립에게는 장애인인 자신을 장애인 그대로 바라봐주면서도 거기에 어떠한 단서를 달지 않는 친구를 필요로 했고, 드리스에게는 빈민가의 퍽퍽한 일상 대신 여유롭고 조급해하지 않는 "어른 상"을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던 것. 둘 사이에서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로 지급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급료 외에는) 어떠한 물질적 금전적 교류가 없음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함으로서 서로의 정서적 결
커뮤니티 Community (2009 - 2015)
편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전문대학 '커뮤니티 컬리지'를 배경으로 한 캠퍼스 시트콤. 학력 위조가 들통나 자격을 박탈 당한 사기꾼 변호사가 '그린데일 커뮤니티 컬리지'에 등록했다가 금발 미녀를 꼬시기 위해 가짜로 스페인어 스터디 그룹을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 된다. 캠퍼스 로맨스구나, 라고 오해하기 쉽상인 전제와 달리 어딘가 한 부분 씩의 결핍을 가진 사람들로 주연들이 구성된다. 하긴, 평범한 캠퍼스 로코를 찍을 거였으면 배경이 커뮤니티 컬리지일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내면의 약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만 일삼는 변호사, 세상의 온갖 분야에서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행동하지는 않는 씹선비 금발 미녀, 약물 중독의 과거를 가진 완벽주의 모범생, 부상 전력이 있는 리더 컴플렉스의 풋볼
바람 (2009)
고등학생들이 주요 인물인 영화이지만 그걸 보는 당시의 나도 그보다 얼마 더 먹지 않았었다. 그 시절을 지나온지 얼마 안 됐으니 자연히 처음엔 그저 낄낄거리면서 감상하는 거지. 시간이 지나 어느 계기를 통해 개인적인 성찰을 거친 후에 다시 보니 유행어 빼면 아무 것도 없는 코빅 극장판. 시사회 가서 배우들 무대인사 보면서 신나하고, 그 당시 홍보 영상에 같이보러 갔던 여자친구 얼굴 찍힌 것도 재미있어 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 때 생각한 그런 영화가 아니네. 내러티브는 파편적이고, 코미디 끝에 눈물 한 방울은 너무나 90년대스럽고. 캐릭터들은 마치 피구왕 통키의 험상궂은 초등학생들처럼 개성있으나, 그들을 살아있는 캐릭터로서 기억하게 만들 좋은 시나리오는 없고. 다큐멘터리도 아니면서 최소한의 문학적 플
카우보이의 노래 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몇 개의 단편이 모인 옴니버스 구성은 이 영화 아닌 영화에 자유도를 보장한다. 무도한 악당이나 호방한 총잡이 영웅이 등장하지 않아도 된다. 열차 강도 이야기나 돈가방 쟁탈전 등 서부극 역사에서 언제나 다루던 굵직한 이야기들 대신, 주인공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곳에 그러나 언제나 존재했을 작은 이야기들에 대한 서부극이다. 소문만 거창한 비열한 총잡이 혹은 인생을 통째로 황금에 바친 노인 등 이른바 미국의 대체 건국 신화 쯤으로 여겨지는 서부 개척시대 이야기의 거짓 드라마와 영웅주의를 해체하고 그 밑낯을 드러낸다. 그 기원부터 협잡과 학살로 시작한 나라에 영웅 신화 따위는 가당치도 않다는 태도. 거창하고 점잖은 수정주의 서부극과는 또 다른, 코엔 형제 특유의 난장판 헛소동 코미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