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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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날 Jour De Fête (1949)

멧가비|2021년 11월 26일

프랑스의 전설적 코미디 예술가 타티의 첫 장편 연출작은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세계관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었으며, 그렇게 담긴 자크 타티의 세계관은 영화에서 두 파트로 크게 나뉜다. 전반부는 어느 시골 마을에 축제 업자가 방문하며 시작한다. 아마도 그 마을에서는 업자의 방문과 함께 열리는 카니발이 중요한 행사일 것이다. 모두가 들뜬다. 조용하던 광장에는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이 북적이고 아이들도 신나서 이리저리 방방 뛴다. 자크 타티는 이후의 영화들에서 조용한 시골 마을에 들어서는 현대 문명을 일관되게 경계하는데, 그가 그렇게도 지키고 싶어하고 그리워하던 목가적인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이 전반부에서 고스란히 묘사된다. 이윽고 자크 타티가 분한 주인공 우체부 프랑수아도 마을에 당도하고, 프랑수아는

마가렛 Margaret (2011)

멧가비|2021년 11월 19일

많은 픽션에서 말하는 뉴욕이라는 도시처럼, 불친절하고 꼬인 성격에 제멋대로 지껄이고 성질내야 직성이 풀리는 한 십대 소녀 리사가 있다. 소녀는 우연히 맞닥뜨린 교통사고 사망 사건으로, 그제까지 유지해오던 에고가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 사건에서 리사는 목격자이자 간접적 가해자. 세상 두려울 것 없이 활개치던 이 소녀 깡패에게 별안간 생겨버린 마음의 족쇄, 영화 촬영이 시작된 시기를 감안하면 이는 9/11에 대한 꽤나 직접적인 은유다. 슬픔과 죄책감, 분노, 공포가 뒤엉킨 복잡한 감정에 빠진 자신을 둘러싼 세계관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예술가 허영심에 빠진 엄마는 고통에 빠져있는 딸에게 오히려 의지하고 싶어 징징대고, 학교의 교사들은 편협하거나 한심한 남자들이다. 해당 사고의 유일한 피해자이자 사망자

유 캔 카운트 온 미 You Can Count On Me (2000)

멧가비|2021년 11월 19일

새미, 일상과 가정이 부서지지 않게 붙드는 데에 열심인 엄마이자 누나이자 가장. 한 편으로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좋은 점만 취하고 불편한 부분은 회피하는 습성도 갖고 있다. 테리, 돈도 없고 거처도 없는 떠돌이, 삼촌이고 새미의 남동생. 이미 부서져있는 인생이지만 닥쳐오는 것들을 피하지 않고 본질 그대로 바라보는 성향은 오히려 새미보다 어른스럽다. 어린 시절 일찌기 조실부모한 갑작스러운 경험이 달라도 너무 다른 남매에게 끼친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살고 있는 마을 만큼이나 변화없이 그럭저럭 흘러갔을 삶에 동생 테리와 지점장 브라이언, 두 남자가 찾아오면서 새미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까다롭게 구는 지점장 브라이언은 개인적인 용무로의 근무지 이탈을 제지해 새미의 반복되는 일상을 불편하게 만들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2013)

멧가비|2021년 11월 8일

고레에다 영화는 늘 좋다. 이 영화도 고레에다 영화들 중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게 좋다. 그래서 제목이 불만이다. 부모자식을 넘어 조금 더 거시적인 휴머니즘에 대한 텍스트로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좁혀버리는 단정적인 제목처럼 보여서다. 좋은 영화를 더 좋지 못하게 만드는 좁은 울타리 같은 제목. 두 가족을 등장시키지만 애초에 공평한 비교같은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료타의 성장담이다. 자기 자신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아니 오히려 그래서인지 인간관계를 자신만의 규격에 맞춰 판단해버리는 인간이다. 하지만 서민적인 배경의 처가를 보자면 그것이 료타의 타고난 본성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어느 시점에 무언가를 계기로 결과지향적, 물질지향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