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소 고지'를 보러갈 땐 그저 아주 간단한 정보만 알고 있었습니다. 2차세계대전 태평양에서 맨손으로 전우를 수십명 구했다는 이야기 말이죠. 의무병인지도 몰랐고, 거기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도 몰랐고, 그냥 패기 넘치는 병사가 열심히 동료들 실어날랐다 정도만 상상했습니다.(포레스트 검프?) 실제 본 영화는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배경과 근본적 모순이 뒤얽힌 것이었습니다. '핵소 고지'의 이야기(실화 바탕입니다만)에는 근본적인 모순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은 안식교도로써, 양심을 이유로 집총을 거부합니다. 그럼에도 자원입대했고, 총을 드는 대신 전투의무병을 하겠다고 합니다. 세계대전의 애국주의적 열풍 하에서, 그리고 소총수와 함께 포화 속에서 전진하는 전투의무병의 특성 상 총을 들지 않겠다는 게 쉽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