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록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멜 깁슨이 연출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그건 그가 종교적 색채를 떠나 그냥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그랬고, <아포칼립토>가 그랬듯이. <핵소 고지> 역시도 딱 그런 기대감 하나 때문에 본 영화다. 물론 전쟁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건 집총을 거부한 기독교 신자를 다룬 멜 깁슨식 영화니까. 종교 영화라는 프레임, 아니면 적어도 기독교 신자를 다룬 영화라는 프레임 덕분에 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반감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저 종교 영화이기 때문에 받는 악평은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실 이 영화가 딱히 종교 영화란 생각이 또 안 들거든. 물론 주인공이 너무나도 명백한 기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