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학개론(趣味學槪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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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게일> - 덫을 피한 자들을 잡기 위한 이중 덫
(2024/12/21 : 넷플릭스) 호러나 슬래셔는 여타의 갈래에 비해 이미 여러 문법이나 공식이 깊게 자리매김한 장르라 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런 관성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쯤에서 한 번 놀라게 만들겠거니 하는 점프 스케어 타이밍뿐만이 아니라 내러티브의 전개나 심지어 안배된 결말마저 죄다 예상 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아마도 이 장르를 창작의 토대로 삼은 이들이 어떻게든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테고요. (꽤나 오싹하게 디자인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뻔하다며 지탄받는 이 계통의 이야기들이 세상엔 의외로 무척이나 많거든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 마녀사냥으로 빚어낸 지독한 폐소공포
(2024/12/28 :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 선언적인 인상의 제목으로 모객 중인 는 폭력 사건에 휘말린 자녀들 때문에 학교로 불려 온 부모의 모습과 이를 상담을 통해 해결하려는 학교의 태도를 비추며 극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후 다양한 변수를 이 협의 테이블 위에 이렇게 저렇게 대입하며 극을 위아래로 흔들어 대지요. 사실 이런 구조로 써 내려간 각본이 딱히 새로운 시도로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당사자인 아이들의 모습은 결코 보여주지 않고 오직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는 부모들의 모습을 관전시킨다는 점에서는 '프란 크랜즈' .......

<파라다이스 이즈 버닝> - 성장통도 환상통도 보이지 않는
(2024/12/28 :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 방치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은 녀석들의 곁에 딱히 어른들이 있지 않아도 되지 않냐는 독특한 시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놉시스를 읽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를 떠올리며 극장에 들어선 관객이라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서사에 잠시 어리둥절한 기분을 맛보게 될 수도 있겠지요. 사실상 극중 어른들은 소녀들에게 있어 기댈 수 있는 보호의 울타리라기보다는 외려 연애나 교우의 대상으로 묘사되기 일쑤니까요. (맏이인 '로.......

<하얼빈> - 소극적인 연출과 장식적인 연기의 불협화음
(2024/12/24 :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은 재작년 이맘 즈음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에 대척점에 놓인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두 영화는 일단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순간 극에 스며들 수밖에 없는 특유의 비장미를 다루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차이점을 갖지요. 뭐랄까 이 인물의 비장한 인생을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개성을 활용해 최대한 극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면 외려 이 은 이 땅에 태어난 국민이라면 모두가 익히 배워 알고 있을 그 위대한 공로를 되도록 객관적인 시선을.......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 우연을 겹겹이 쌓아 올려 만든 필연
(2024/12/13 : 메가박스 송파 파크하비오) '곤 사토시' 감독의 은 성경 속 예수의 탄생과 이를 경배하기 위해 떠난 동방박사를 모티프 삼아 제작된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래서 성탄절 당일 사회로부터 배척된 부랑아들이 쓰레기 더미에 유기된 아이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극의 도입부를 보고 있자면 딱히 이 종교를 마음에 품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자연스레 동정녀의 몸을 빌어 말구유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연을 떠올라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기본적으로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우울한 입장의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