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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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 2007)
전에 씨네21에서 심플한 SF영화라고 해서 기억 나면 봐야지 했었는데 케이블 vod 목록에 있길래 봄. 진실인지 거짓인지 검색해 보고 싶은 유혹을 중간에 몇번이나 참은 걸 보면 꽤 흥미진진한 설정이었던 듯. 거기에 논리정연한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대사들이 더해져 한시간반쯤 되는 러닝타임이 후딱 지나갔다. 미스테리한 분위기 영화가 영상도 어두운 데다 밤에 봐서 더 그런가,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괜히 좀 으스스하다. + 각본을 쓴 제롬 빅스비는 환상특급 각본을 썼던 작가라고 한다. 어쩐지 처음부터 환상특급 분위기더니만.
셰임
전혀 관심 없던 영화였는데 이번주 씨네21을 보고 좀 궁금해졌다. 주초부터 꿀꿀해서 기분전환이 필요했는데 마땅히 볼 영화가 없어서 그럼 차라리 지독하게 우울한 영화로 카타르시스나 느껴 보자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쁘지는 않았지만 내가 너무 단순한 건지 일반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가 처음부터 여동생 때문으로밖에 안 보여서 리뷰들을 보고 상상했던 보편적인 공허함이나 외로움과는 좀 거리가 멀게 느껴졌고 그래서 기대했던 것만큼 많이 감정이입이 되거나 많이 우울해질 수는 없었다. 캐리 멀리건이라는 배우는 이름은 많이 들어 봤지만 오늘 처음 봤는데 영화에서처럼 좌중을 압도하기에는 노래 실력은 좀.. 이 장면도 씨네21 리뷰를 보고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
웬만하면 우디 알렌 영화를 멀티플렉스에서 보고 싶진 않았지만 저녁에도 할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동네 메가박스에서 봄. 하지만 출근했던 복장까지 하고 보기는 더더욱 싫어서 집에 들러 나름 로마에 여행 가도 될 만한(하지만 매일 입던;;)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와 극장으로 향했다. 미드나잇 인 파리도 관광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로마 위드 러브는 더한 관광영화라는 평들을 봐서 그리 기대는 안했는데 재미있기만 했다. 한여름밤의 꿈 류의 셰익스피어 소동극을 보는 느낌으로 내내 즐겁게 봤음. 우디 알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막 살아도 후회하겠지만 막 살지 않아도 왠지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직접 출연한 건 꽤 오랫동안 못 본 것 같은 우디 알렌도 무척 반가웠고, 소셜 네트워크와 인셉션에서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2008)
한달쯤 전에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잠깐 보고 언젠가 봐야겠다 하다가 오늘 봤음. 제목과는 달리 가족영화라는 걸 알고 봤고 그래서 결말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의외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데서 두번 울었음. 서프라이즈, 오리노코 프로젝트. 뭐, 왜 울었는지는 너무나 일관성 있다. 포스터를 포스팅 하고 싶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꼬깃꼬깃한 전단지를 스캔한 포스터밖에 없네. 극장에 다른 영화를 보러 갔다가 포스터와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었으나 그땐 멜로영화를 상상했었고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멈췄던 건 마침 그 장면에서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에릭 로메르 얘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모든 건 다 우연인 거다. 어떤 영화를 보게 되는 것도, 어떤 삶을 살게 되는 것도.

사랑의 가위바위보
극장 개봉작도 아니고 길게 쓸 얘기도 없지만 개인적으로 몇년만에 보는 김감동님 영화니 기념 포스팅. 중반 넘어갈 때까지도 정말 진상이구나 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멍하니 계단에 혼자 앉아 있다가 일어설 줄 알았더니 잠바 지퍼만 올리고 그대로 앉아 있는 게 왠지 갑자기 짠해졌음. 밤이 배경인데다가 밤에 봐서 더 그런가. 김감동님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진상이라 더 짠한 건 맞는 것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