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이의 블로그

Sources

Posts

43 posts
단막극 제작기5 - 선생님 (액자가 된 소녀)

단막극 제작기5 - 선생님 (액자가 된 소녀)

탄이의 블로그|2015년 6월 5일

2. As Time Goes By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단막극으로 연출 데뷔를 하게 된 건 입사 후 만 7년 10개월 9일 후였다. 나는 만 오년이 지난 즈음에 선생님을 다시 찾아뵈었다. 조연출 시절 땅바닥을 길 때마다 내 마음 속 뮤즈는 다른 어떤 예쁘다는 여배우나 멋지다는 남배우가 아니었다. 선생님과 작업을 하리라는 희망이 나를 늘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 뒤로 내가 구상한 단막극 소재에는 언제나 70대 노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양인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당시 헐리웃에서의 배역 한계를 없애드리고 싶었다. 선생님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배역을 드려 한국 텔레비전 시청자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자랑하고 싶었다. 우리에게 이런 배우가 있다고. 그리고 나에게 이런

단막극 제작기4 - 캐스팅(액자가 된 소녀)

단막극 제작기4 - 캐스팅(액자가 된 소녀)

탄이의 블로그|2015년 6월 4일

- 캐스팅 1. 선생님, 선생님, 나의 선생님. 드라마에서 손녀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할아버지 성택 역은 최종원 선생님이 맡아서 작품을 빛내주셨다. 촬영 삼일 전 연락을 드려 캐스팅을 여쭈고, 이틀 전 밤에 만나 대화와 리딩, 의상을 맞추고 바로 촬영을 한 가혹한 스케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성택 역을 구축하셨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드라마가 제대로 방송될 수 있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깊이 감사하고 있다. 제작기가 늦어진 것은 사실 최종원 선생님께 누가 될까 염려한 때문이었다. 나의 깊은 감사에도 불구하고, 최종원 선생님이 급하게 캐스팅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캐스팅이 엎어졌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렇게 말하면 어폐가 있다. 연출이 캐스팅을

단막극 제작기3 - 불행의 단독성 (액자가 된 소녀)

단막극 제작기3 - 불행의 단독성 (액자가 된 소녀)

탄이의 블로그|2015년 6월 4일

3. 환상, 불행의 단독성 당시 난 황정은의 를 읽고 있었다. 이 소설은 어떤 순간에, 자신의 그림자가 일어난다는 환상을 극의 주요 환상적 은유로 쓰고 있다. 문학 평론가 신형철은 이 소설에 대해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닥치는 불행을 환상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그 불행의 단독성을 오롯이 살려낸다.’고 평했다. 그래, 이것이 하고 싶은 일이었다. 불행의 보편성에 저항하는 일. 300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 죽은 사건 300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끔. 영문도 모른 채 어느 순간 액자로 변해버린 소녀에 대한 이야기로 이 엄청난 불행의 단독성을 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지금 시점에 유족 분들과 이 나라 공동체에 봄직한 이야기가 아닐까.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 다르덴 형제 각본 연출 / 마리옹 꼬띠아르 주연)

탄이의 블로그|2015년 1월 17일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이야기를 고민하다보면 정작 이야기의 가치에 대해서는 소홀히 할 때가 있다. 이런 장면을 좋아하겠지? 이런 갈등이 재미질거야. 가만, 그런데 이게 어떤 질문을 가진 이야기였더라? 이럴 때 간명한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사람이 움직여 변화해나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작품을 만나면 화들짝 놀라 옷매무새라도 다시 다듬어야 할 것만 같다. 다르덴 형제의 이 그렇다. 내용은 주인공이 이틀 동안 열 여섯명의 동료들을 만나러 다니는 이야기다. 왜? 그들이 나의 병가 후 복직 대신 보너스를 선택하는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재투표까지는 이틀, 주인공은 과반을 설득해야 한다. 복직과 해고라는 단어에 주렁주렁 매달린 관념과 미디어에 전시된 고통이 관객에게 몰려오기 전에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여배우 골질에 대한 유럽적 명상

탄이의 블로그|2015년 1월 17일

드라마 연출로써 연극/영화/드라마 업계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줄이면 ’여배우 골질에 대한 유럽적 명상’이다.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이야기가 민망하지 않으려면 그 이야기가 스스로 냉정한 눈을 가져야 한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드라마… 자칫 잘못하면 넋두리나 자기도취와 자기연민에 그칠 위험이 너무나 크다.이 때 하나의 돌파방법은 흥미로운 조합을 만들어 놓고 실험하듯 지켜보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는 중년의 톱 배우에 줄리엣 비노쉬를, 그 배우의 매니저에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캐스팅했다. 맞다. 의 그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줄리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