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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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100번재 사랑
유치할 줄 알았다. '너와 100번재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봐서나, 나오는 사람들(사카구치 켄타로, 미와)로 봐서나 영화로 건질 거리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뻔한 사랑에 뻔한 웃음, 뻔한 슬픔이 뻔한 흐름으로 그려졌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건(그것도 아주 일부에게만) 사카구치 켄타로 뿐인데 용케도 수입을 했다 싶었다. 일본판 순애보 얘기는 철 지난 지 오래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영화는 유치하고 또 유치했지만 내 맘을 붙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바로 극중 리쿠(사카구치 켄타로)의 시간에 대한 마음이다. 영화는 시간으로 장난을 친다.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을 흘리며 시간의 주관적 의미에 대해 얘기한다. 리쿠에겐 시간을 특정 시간으로 돌릴 수 있는 거짓말 같은 레코드가 있고, 그는 이 레코드를 이용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병이 힘든 건 아파서가 아니다. 힘들어서도 아니다. 그건 세상에서 고립된다는 느낌 때문이다. 아무리 가족이, 친구들이 알아준다 해도 환자의 아픔을, 좌절을, 힘겨움을 백프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결국 우리는 혼자고, 아픔은 사람을 더 외롭게 하니까. 혼자인 걸 누구도 달래줄 수는 없다. 매튜 매커너히가 에이즈 환자로 출연한 영화 을 봤다. 영화는 호모 포비아에, 여자 밝히는 색정인 우드루프가 에이즈에 걸려 세상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데 우드루프의 처지를 그리는 영화의 태도가 어딘가 묘하게 걸렸다. 하루 아침에 친구들은 우드루프를 호모라 비난하고, 함께 술마시고 섹스 하며 놀았던 집엔 빗장이 걸린다. 갈 곳도, 함께 할 이도 없다. 세상 천지에 그는 혼자가 된다

우드 잡
어제의 실패를 밀어내 줄 아침이 있을까. 과거의 좌절과 아픔을 위로해줄 내일이 찾아올까. 답을 하기가 주저된다. 그렇다고 하기에 망설이게 된다. 실패와 좌절, 아픔과 고통은 아침 해가 뜬다고 쉽게 지워지는 게 아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아플 수 있고, 아침이라고 해서 꼭 그렇게 밝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모든 아침이 다 상쾌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영화 에서라면 말이 달라진다. 낙관이 아침을 깨우고, 웃음이 빛을 부른다. 친구들과 달리 취업에 실패해 얼굴에 그늘 한가득을 드리운 유키(소메타니 쇼타).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광고 전단에 자신의 미래를 걸어본다. ‘산림 연수생 모집’이란 공고 문구. 유키는 내용은 보지도 않고 광고 속 여자 모델에 반하게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프랑스 남쪽의 작은 마을 세라에 사는 장 루이는 불현듯 이야기한다. "프랑소와가 내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의 이 혼잣말은 묘하게 무언가 암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는 프랑소와가 누구인지 모르고, 장 루이가 왜 이러한 말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장 루이의 느낌적 느낌만이 영화의 심부를 울린다. 영화는 여느 에릭 로메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무수한 대화 장면들로 이루워진다. 근황을 묻는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종교와 철학을 오가는 심오한 얘기까지 대화가 영화의 품을 넓힌다. 역시 마찬가지다. 엔지니어로 일하는 장 루이는 클레몽의 거리를 걷다 철학과 교수인 친구 비달을 오랜만에 만난다. 둘은 짤막하게 인사를 나누고 카페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의 형태. 혹 하는 제목이다. 몇 번이나 소리 내어 말해 보았다.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에 어떻게 형태가 있을까 싶어 이번엔 제목을 덩어리로 쪼개 말해 보았다. 목소리의 / 형태, 목소리의 / 형태. 몽롱한 이미지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다. 소리만이 공중을 부유했다. 사람을 홀리는 제목이다. 이 답답하고 개운치 않은 느낌이 조금은 해소된 건 영화의 오프닝을 보고 나서였다. 적막이 가득한 흑의 세계 정 가운데에 작은 빛 하나가 숨을 쉬듯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 빛 하나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떠오르는 'a point of light'라는 구절. 빛의 한 점이라는 뜻. 영화의 의도가 어슴푸레 짐작됐다. 보이지 않는 것을, 들리지 않
![[굿즈] 웹툰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트럼프 카드 : 아는 장면이라도 플레잉 카드로 수집하는 이 맛](https://img.zoomtrend.com/2026/06/05/1780650880-SE-1c22cf84-12af-4fb2-95c5-c6354bd47dfd.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