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S I WILL TELL YOU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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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 완벽한 세상, 돈 워리

오래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는 내게 '구멍'이 생겼다고 얘기했다. 장례식장에서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던 만큼 '슬픔'이란 말은 너무 멀었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마음 맨바닥을 무어라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는 진부하고 바랜 말의 풍경이 설마, 내게 찾아왔다. 서울에 올라와 두 번째 여름,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다. 언젠가부터 영화를 보면, 드라마나 TV를 보면 빠져버리는 '구멍'이 있다. 사람 허리 정도 되는 높이에서 바라보는, 어느 중간 즈음의 풍경. 세상의 많은 일은 시간이 흘러봐야 알게된다는 걸,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버린 지금에야 알 것 같은 나는, 수 십일간 눈을 뜨고 바라봤던 그곳이 나의 구멍이었음을 이제야 느낀다 .구스 반 산트의, 왜인지 가장 그 답지 않은

물의 고향, 이타미 준의 바다

대상에 대한 열정은 작품을 어디까지 완성할까. 대상에 쏟아부은 시간의 양은 작품을 어디까지 끌고갈까. 이타미 쥰의 삶을 돌아보는 영화를 보며 잡생각을 했다. 2011년에 시작해 이타미 준의 시간을 줍고, 모으고, 보여주는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는 방법을 잘못 만난 건축물처럼 삐걱삐걱 다가오지 않는다. 이타미의 어린 시절을 재현하듯 어린 소년이 등장해 바다, 산을 노니는 장면은 솔직히 웃을 수 밖에 없었고, 나레이션을 맡은 배우 유지태는 왜인지 이타미 준, 유동룡 1인칭의 시점에서 이야기한다. 이 얼마나 오만한가. 픽션, 재연을 가미한 다큐멘터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없다고 해도 방법이 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이타미 준의 바다'는 '다큐멘터리'에 조금의 거리도 두지 않는다. 마치 이타미가 얘기하듯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I HATE JESUS'가 아니다

'I HATE JESUS'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를 영어로 옮기면 당연히 이렇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봉해 세계 몇 곳의 영화제를 돌고 작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어김없이 'I HATE JESUS'가 될 꼴이다. 별 다른 수사도 없는 이 문장에서 번역은 사실 망설일 이유가 별로 없다. 하지만 영화의 원제는 'I'가 아닌 '僕', 'JESUS'가 아닌 '神様'로 채워져있고, 단 두 단어의 차이로 문장은 전혀 다른 뉘앙스의 세계로 들어간다. 영화에서 초등학생 주인공 유라가 내뱉는 대사는 아니지만, 이 영화 제목엔 어린 아이의 심통 어린 투정 같은 감정이 묻어난다. 실제로 감독인 오쿠다 히로시 감독은 영화제 출품을 코앞에 두고 제목을 두고 꽤나 고심을 했다고 한다. 기독교 문화가

쿠보즈카 요스케를 아시나요? 일요시네마살롱_free

'고작 영화 하나 봤을 뿐인데.' 처음엔 이게 아니었다. 지금 도쿄는 가장 도쿄답지 않은 변화로 들썩이고, 그 수상한 움직임이 새로운 내일을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도쿄를 다시 이야기 할 때란 생각에, 아무런 상관도 없으면서, 어색한 설렘으로 지금을 얘기하고 싶었다. 연호가 바뀌는 4월 30일과 5월 1일, 신주쿠 한복판에서 조금 이상한 밤을 보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사방이 온통 책으로 뒤덮인 신주쿠 카부키쵸의 '북 앤드 베드'에서, 네온사인이 뒤섞인 밤은 분명 묘하게 어제도, 오늘도 아닌 듯 흘러갔다. 그렇게 지난 6월 '싱글즈'에 길지 않은 글을 하나 적었고, 지난 주까지'한겨레21'에 책방에 대한 세 번의 글을 보냈다. 그리고 아직, 남겨둔 몇 가지의 과제가 있다. 홀로 품은 생각, 그저 긁적이는

내일 일기 예보, 雨 &...지금 일본 (영화)를 말하다.

내일 일기 예보, 雨 &...지금 일본 (영화)를 말하다.

늘 보던 검정 제네시스가 없었다. 저번에도, 저저번에도, 저저저번에도. 비하인드에 갈 때면 입구의 주차된 차를 확인한다. 그곳의 사장님은 아마도 1년 전쯤 아이보리색 르노에서 블랙 제네시스로 차를 바꿨고, 그걸 알아차린 날 이후 내게 그 차는 사장님의 (부)재를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가 되었다. 비하인드에서 걸어 3분, 종종 찾는 일식당 아오이하나 옆집. 작은 수다 자리를 준비하고, 포스터를 작게 인쇄해 가방에 넣어두었다. 비하인드에는 입구 바로 앞 테이블과 벽에 이런저런 전시와 라이브, 문화 관련 책자들을 홍보하고, 나는 그곳에 가방 속 나의 작은 포스터를 하나 놓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머리를 굴렸다. 역시나 또 블랙 제네시스는 보이지 않았고, 평일 이른 오후 여자 스태프 분과 나만이 있는 곳에서 조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