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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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posts미스트 The Mist (2007)
"화살촉 프로젝트"라는 모종의 실험은 닿아선 안 될 곳에의 문을 열어 인류에게 재앙과도 같은 초자연 현상과 조우하게 한다. 마치 금기를 행한 인류에게 내려진 징벌과도 같다. 선악과를 따 먹거나 바벨탑을 쌓은 인간들을 벌줬다는 그리스도교 경전의 에피소드들 처럼 말이다. 이런 종교 메타포적 이해 안에서, 그 유명한 "카모디 부인"은 어쩌면 그저 잔혹한 광인일 뿐인 게 아니라, 정말로 신의 의지를 담은 그릇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역발상이 가능하다. 신의 권능인지 뭔지를 사유화하려고 선을 넘은 광신도 카모디는 결국 권총에 맞아 일종의 죗값을 치른다. 적어도 카모디에게 저항했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로마군이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신의 뜻이란, 인간의 그릇
그렘린 Gremlins (1984)
미국 80년대 영화에 특히 많이 있었던 왜곡된 오리엔탈리즘의 상상력이 발단인 영화다. 후에 나올 [빅 트러블] 등의 모험물보다는 조금은 더 음침하고 신비주의를 강조한 쪽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 이 영화에 일본식 기괴한 정서 까지 덧붙여서 그걸 만화로 그리면 [펫숍 오브 호러스] 같은 물건이 된다. 기본적으로는 "금기 클리셰"에 충실하다. 헐리웃 크리스마스 영화(사실 북미에서는 6월 개봉이지만)라는 게 대개 이거하지 말라, 저거하지 말라 등등 훈화말씀 하는 게 많다. 다만 이 영화는 귀여운 이생물과인간의 뻔한 우정극 따위는 아니다. 까놓고 말해 이거 전체 관람가 슬래셔다. 때문에 작중 모과이 종이 야식 쳐먹고 각성하는 그렘린들은 그 숭한 생김새와 달리 허술하고 귀여운 면도 있다. 사람을 잡아먹
월드 워 Z World War Z (2013)
초반 30분, 정말 끝내준다. 클리셰에 발목 잡히지 않는 쾌속 전개. 상황 판단 빠르고 실력 좋은 주인공. 짜증을 유발하지 않는 합리적인 전개. 쓸데 없이 분란을 유발하는 캐릭터도 없고, 특히 책을 이용해 간단하지만 유용한 방어도구를 만드는 장면에서는 감탄을 하게 된다. 왜 저 생각을 아무도 안 하는 거지? 하지만 영화의 이 모든 장점과 특징들을 간단히 그리고 아득히 뛰어넘는 이 영화만의 개성은 브래드 피트의 출연 그 자체다. [새벽의 저주]부터 시작된 좀비 장르의 속도감과 스펙터클함 등, 메이저 장르로 분화한 현대 좀비 영화의 한 계보에서도 특 A급이랄 만한 사실 아닌가. 세계 각지를 도는 로케 촬영, 헬기에 항공기에,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 과연 좀비 거장 조지 A. 로메로가 시체 삼부작
이색지대 Westworld (1973)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는 말이 개척이지 사실은 야만적인 식민 역사의 상징 중 하나다. 그 서부시대를 무대로 꾸민 로봇 시뮬레이션 유원지가 배경. 방문객들은 모험과 낭만을 즐긴다는 핑계 하에,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그 서부시대 테마파크를 유린하고 욕보인다. 19세기 말 미국의 "진정한" 역사가 어떠한 야만성에서 시작했는지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설정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거리낌 없이 헤집고 약탈할 수 있는 미개척지란 이 영화의 기초 설정이면서 또한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이질 않은가. 이렇게만 보면 침략의 역사를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 오래도록 팔아먹은 헐리웃 서부극 장사꾼들에 대한 비판이자 미국인으로서의 자성적인 목소리 같지만, 또 한 편으로는 수정주의 서부극의 정신을 허여멀건
황야의 7인 The Magnificent Seven (1960)
원작인 [7인의 사무라이]에서 일곱 칼잡이가 농민들의 마을을 구함에 있어서는 순수한 의협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사무라이들의 시대가 저물고 상업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명분을 잃어버린 직업 칼잡이들의 허무주의, 그리고 신분제와 전쟁의 주체였던 사무라이들의 평민들에 대한 속죄와 화해의 제스처 등 복잡한 것들이 뒤엉켜 있다. 사무라이들은 모시는 주군에게 목숨을 내놓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따. 그런 사무라이들이 시대에 밀려 방랑하던 끝에 목숨을 걸고 지킬 대상을 찾았는데 이게 농민들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계급 구분이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해지는 시대 변화에 대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무라이들이 시대에서 밀려난 방랑자라면 본작의 건맨들은 아직 한창인 시대의 바람을 타고 떠도는 풍운아들이다



